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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움을 향해 정면 돌파하다, 배우 이정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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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K브로드밴드 2016. 10. 4.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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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만 남게 되더라도 해야 할 일." 1950년 9월 15일의 인천상륙작전은 수세에 몰린 남한군에 그토록 절박한 임무였다. 이재한 감독의 <인천상륙작전>은 이 전쟁의 승패를 가른 건 한 사람의 뛰어난 전략만이 아니었다고 말하는 영화다. 더글러스 맥아더의 손과 발이 되어준 이름 모를 병사들, 이정재가 연기하는 해군 첩보부대 대위 장학수는 그 수많은 무명의 영웅들 가운데 한 명이다. 한때 공산주의에 빠져들었다가 전향한 소련 유학생 출신의 해군 대위는 전쟁의 흐름을 어떻게 바꿔놓았을까. 그 향방이 이토록 궁금한 이유는 고전적인 느낌의 액션 히어로를 연기하는 이정재의 모습을 굉장히 오랜만에 보기 때문이다. 

글 | 오계옥



#리암 니슨과의 짧지만 강렬한 만남 

최근 몇 년간 이정재의 주요 필모그래피를 되짚어보자. <도둑들>(2012)의 뽀빠이와 <신세계>의 이자성, <관상>(2013)의 수양대군과 <암살>(2015)의 염석진. 동료가, 혹은 가족이 알아서는 안 되는 목표를 가슴 속에 품고 은밀하게 움직이는 이들은 사건의 변방을 맴돌다가 적시에 판을 뒤집어엎거나 뒤흔드는 인물이었다. 


이정재는 때로는 비열하고 때로는 흔들리는 모략가들의 초상을 섬세한 감정선으로 연기해왔다. 하지만 <인천상륙작전>의 장학수는 다르다. 인천상륙작전의 승패가 달린 기뢰의 위치를 추적하기 위해 북한군 중좌로 위장하고 적진 한복판에 잠입해야 하는 해군 첩보부대 대위 장학수는 맥아더 장군(리암 니슨)의 전술과 더불어 <인천상륙작전>의 이야기를 지탱하는 거대한 두 축을 이룬다. 영화 속 장학수에게는 특히 두 사람과의 관계가 중요하다. 북한군 중좌 박남철로 위장한 장학수를 끊임없이 의심하는 인천방어 사령관 림계진(이범수)과 인천상륙작전을 위해 장학수를 움직이는 맥아더 장군이 그들이다. 


■ B tv 메뉴 위치

- 인천상륙작전 : 영화/시리즈 > 한국영화 >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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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은 없다>(1999)와 <오! 브라더스>(2003)에서 이미 호흡을 맞췄던 이범수는 적잖은 자극이 되었나 보다. "림계진이 장학수의 정체를 알게 된 뒤 범수씨가 소련의 <인터내셔널가>를 부르는 장면이 있다. 림계진 입장에서는 총을 들고 뛰어와 장학수를 쏴 죽여도 시원찮을 판에 갑자기 노래를 부르는 거다. 시나리오상에 이미 나와 있던 장면이었지만 막상 범수씨가 노래를 부르는 장면을 보니 섬뜩했다." 


리암 니슨과는 현장에서 하루 호흡을 맞췄을 뿐이지만,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의 헤어스타일을 반영한 가발을 직접 짜 맞춰 쓰고 나타난 그의 모습에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단다. "배우가 디테일한 부분까지 직접 준비해오는 모습을 보니, 내가 적당히 해서는 밸런스를 못 맞출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리암 니슨이 촬영을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간 뒤 그가 촬영한 분량을 모은 현장편집본을 모두 봤다. 그리고 이재한 감독과 상의한 끝에 이미 촬영한 몇 장면을 완전히 다른 분위기로 다시 찍기로 결정했다." 이정재식 화법에 따르면 그건 배우에게 '연기의 온도를 높이는' 과정이었다고 한다. "내가 현장에서 많이 쓰는 표현이다. 내가 연기의 온도를 올려놓으면 함께 호흡을 맞추는 배우들 역시 그들의 온도를 자연스럽게 올린다. 지나친 무거움은 덜어내고, 긴장감을 높이는 게 중요했다." 리암 니슨 과의 짧고도 강렬한 만남이 이정재에게 남긴 파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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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23년 차 배우가 펼치는 신세계 

그는 하정우, 차태현, 주지훈, 마동석 등을 캐스팅해 화제가 된 김용화 감독의 차기작 <신과 함께>에 염라대왕으로 출연하고, 8월 말부터 정윤철 감독의 신작 <대립군> 촬영에 들어간다. 피신한 선조를 대신해 세자로 책봉된 광해군의 사연을 다룬 <대립군>을 위해 "외모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다양한 스타일의 표현방식을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작품을 거듭할 때마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그래서 이번에는 또 어떤 모습을 보여드려야 할지 고민이지만 그게 또 배우로서의 재미라면 재미다." 더이상 새로운 모습을 기대할 수 있을까, 라고 관객이 반문할 때 이를 보기 좋게 배반하는 것이 연기의 묘미라면, 이 데뷔 23년 차 배우가 관객에게 던지는 승부수가 또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이정재가 열어젖힐 또 다른 '신세계'를 기다려보자.



* 위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했습니다. *

* 본 포스팅의 원본 글은 B tv 매거진 9월호(링크)에서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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