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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김중혁의 '영화당' 제 60화, 기타노 타케시의 폭력 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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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K브로드밴드 2017. 7. 3.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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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하기 어렵지만 우리 시대 가장 흥미로운 감독.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은 물론,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90년대 후반 일본 대중문화 개방 정책으로 인해 그의 영화인 <하나비>가 일본영화 제1호로 국내에 정식 개봉한 바 있기 때문에 한국과도 깊은 인연이 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오늘 B tv 블로그에서는 기타노 타케시의 폭력 미학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영화 <소나티네>와 <하나비>를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 하나비 (1998)


영화 <하나비>에는 잠복근무 중 총에 맞아 다리를 평생 쓰지 못하게 된 형사 호리베(오스기 렌)가 등장합니다.

호리베의 콤비이자 절친 니시(기타노 타케시)는 불치병에 걸린 아내를 위해 사채를 끌어다 쓰다, 결국은 형사를 그만두고 은행을 털게 됩니다

그리고 그는 주위 사람들에게 마지막 선물을 보내는데, 호리베에게 보내는 것은 그림 그리는 도구로 선물을 받은 호리베는 꽃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그는 도화지에 점을 찍으며 그림을 그립니다.

아시다시피 점묘법은 자신이 보는 세상을 표현합니다. 실제 기타노 타케시가 그린 이 그림들은 점을 따라가다보면 어느 순간 세상의 윤곽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한편, 니시는 의사의 권유로 아내와 함께 마지막 여행을 떠납니다. 불치병에 걸린 아내를 위해 뭘 할 수 있을지 생각하는 니시에게 의사는 짧은 말을 건넵니다.

"부인과 대화를 많이 나누도록 하세요.". 의사의 권유는 그랬지만 실제로 두 사람은 대화를 많이 나누지 않습니다. 그저 서로 바라보며 웃기만 합니다.


여행 중에도 삶은 자주 망가집니다. 트럭이 카메라 앞을 지나가는 바람에 사진을 망치고, 잘 가꾸어 놓은 정원에서 엉덩방아를 찧으며 넘어집니다. 영화 속 주인공들은 말하는 대신 그림을 그리고 대화하는 대신 웃습니다. 우리가 죽음 앞에서 할 수 있는 일이 고작 그뿐이라는 듯 말이죠.


 

# 소나티네 (1993)


영화 <소나티네>는 도쿄에서 활동하던 야쿠자 일원들이 조직의 명령으로 오키나와에 갔다가 뜻밖의 사건으로 인해 은둔을 시작하며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여기도 앞서 소개한 <하나비>처럼 대화 대신 놀이가 영화를 가득 채우고 있는데요. 

오키나와에서 살아가게 된 야쿠자들은 모래판에서 스모를 하고, 폭죽으로 전쟁놀이를 하고, 모래밭에 함정을 파 동료들을 골탕먹이며 대화를 멈추고 아이들처럼 놀기 시작합니다.



언제나 죽음 가까이에서 살아가던 야쿠자들이 어느 순간 아이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중간 보스인 무라카와(기타노 다케시)는 오키나와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여자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강하면 권총을 안 써. 무서우니까 쏘는 거야." 그리고 이렇게도 말합니다. "죽는 걸 너무 두려워하면 죽고 싶어져" 죽는 걸 두려워하면 죽고 싶어지기 때문에 죽는 걸 두려워하지 않다가 결국 죽을 수밖에 없는 아이러니야말로 기타노 감독의 영화 곳곳에 흐르는 정서일 것입니다.



■ '영화당' B tv 메뉴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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