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블과 듀얼 스크린 시대 개막! 떠오르는 IT 트렌드 엿보기


진공관을 비롯한 디스플레이 시대가 본격화된 이후 흥미로운 한 가지는 인간은 더 큰 디스플레이를 갖기 위해 애써왔다는 점이다. 그것이 거실에 있든 건물 벽을 장식하든 인류는 더 큰 디스플레이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고 그 노력은 오늘날도 멈추지 않으며 놀라운 성취를 만들어냈다. 


이제 이 욕구는 이용자가 들고 다니는 장치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주머니 안의 스마트폰, 가방 속 노트북마저 더 큰 디스플레이를 원하는 이들의 다음 목표가 됐고, 그 도전의 성취물들이 예상대로 나오는 중이다. 


펼치면 더 큰 화면을 보여주는 폴더블, 하나로도 모자라 두 개 화면을 가진 듀얼 스크린 장치가 대표적인 변화다. 그런데 이쯤에서 "대체 이런 게 정말 필요해?"라고 의문을 가진 이들도 많을 것이다.



지금 5G를 쓰거나 집에서 기가급의 인터넷을 사용해도 당장 어떤 변화를 느끼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이전에 했던 것과 변화가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돌아보면 많은 것이 달라져 있음을 알게 된다. 스마트폰도 처음 음성 통화에 기반했지만, 지금 영상 통화를 즐기고 데이터에 기반한 다양한 일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사진 1. 음성에서 데이터 시대로 넘어가면서 장치의 형태가 바뀐다. (이미지 출처 : 모토로라, 애플 홈페이지)


음성에서 데이터 시대로 이동하면서 진화를 가속해 온 초고속 망은 전송되는 콘텐츠, 변화하는 장치와 함께 이전 삶으로 돌아갈 수 없는 특이점이 되고 있다. 더 많은 데이터를 빠르게 전송할수록 그 이전의 콘텐츠는 더 많은 데이터를 담아 업그레이드된 품질로 등장했고, 우리도 더 나아진 환경에 받아들이며 함께 적응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니 지금 4K로 즐기는 영화나 주문형 비디오를 HD 이하의 화질로 즐기는 시대로 돌아가라면 고개를 가로저을 것이다.


그런데 초고속 망의 진화는 그저 영상 매체만의 변화만 가져온 게 아니라 우리의 사용 경험까지 바꿔 놓았다. 한번에 전송되는 데이터량 증가는 수많은 콘텐츠의 품질을 높이는 것과 아울러 함께 전송할 수 있는 정보량도 늘어나 이용자가 전송 도중 다른 일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예를 들어 HD 영상을 실시간으로 수신하는 것도 벅찼던 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영상이나 음악을 수신하면서 인터넷 검색이나 게임 등 다른 일을 하는 데 전혀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다.


사진 2. ‘안드로이드 N’부터 화면을 분할해 두 개의 앱을 실행할 수 있었다. (이미지 출처 : 구글 발표 자료)


이처럼 늘어난 데이터 전송 성능으로 우리는 하나의 화면에서 이미 두 가지 이상의 작업을 하는 경험으로 발전했다. 스포츠 중계 영상만 보는 것으로 끝났을 일이, 모바일 장치의 화면을 둘로 나누거나 중계 영상 화면을 축소한 뒤 다른 앱을 실행해 관련 경기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찾거나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이용자들이 적지 않다. 늘어난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장치 성능이 좋아지고, 두 개의 앱을 띄울 수 있을 만큼 커진 화면 덕분에 이용 경험이 달라진 것이다.


하지만 이용자 경험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더 나아진 환경에서 이용자 경험은 개선되기 때문이다. 앞서 화면을 둘로 나눠서 보는 것보다 나아진 이용자 경험이라면 당연히 온전한 화면을 보는 것이다. 5G와 기가 비트 인터넷 망으로 전송되는 엄청난 데이터를 소비하기 위해서 기존 단일 화면을 나누는 장치보다 이에 맞는 새로운 유형의 장치가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사용자 경험의 진화를 유도할 수 있는 폴더블과 듀얼 스크린 같은 새로운 폼팩터는 제조사의 억지가 아니라 이용자의 진화와 연결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온전한 화면의 경험을 원하는 이들을 위한 폼팩터는 크게 두 가지인데, 첫째는 접힌 화면을 펼쳐 더 큰 화면으로 쓰는 폴더블, 둘째는 같은 크기의 화면을 2개 넣는 듀얼 스크린이다. 이미 이 두 가지 폼팩터의 제품은 올해 초부터 떠들썩했고 지금도 많은 이의 관심을 끌고 있다.


사진 3. 화면을 반으로 접을 수 있는 ‘갤럭시 폴드’ (사진: 최필식)


이 두 가지 가운데 지금 가장 뜨거운 것은 역시 폴더블 스마트폰이다. 접으면 스마트폰 정도의 크기지만, 펼치면 소형 태블릿 크기의 넓은 화면으로 확장되는 폴더블은 갓 판매를 시작한 터라 여전히 낯설면서도 신기하다. 폴더블 스마트폰의 핵심은 역시 화면을 구부려도 작동하는 플렉서블 OLED 디스플레이다. 


이 디스플레이를 이용해 여러 폴더블 제품들이 연구되어 왔는데, 화면을 안으로 접는 인 폴딩 방식은 ‘삼성 갤럭시 폴드’에서, 바깥으로 구부리는 아웃 폴딩 방식은 ‘화웨이 메이트 X’에서 채택했다. ‘삼성 갤럭시 폴드’는 화면을 펼치면 7.3인치 크기로 커지고, ‘화웨이 메이트 X’는 8인치 화면으로 확장된다. 둘 다 일반 스마트폰보다 훨씬 넓다. 다만 폴더블 디스플레이의 생산량에 한계가 있어 많은 제품을 만들지 못하는 까닭에 250~300만 원이라는 고가로 책정되었다.



사진 4. 다양한 폴더블 제품과 듀얼 스크린 제품들 (사진: 최필식)


폴더블 스마트폰은 누구나 살 수 있을 만큼 대량 생산되는 제품도 아니고 부품 가격도 비싸 다른 대안도 필요하다. 이때 등장한 현실적인 선택이 듀얼 스크린 스마트폰이다. 이 스마트폰은 같거나 비슷한 크기의 두 화면을 나란히 붙이면 각각 화면에서 앱을 실행하거나 두 화면에 걸쳐 앱을 실행할 수 있도록 만든 것으로 전체 화면으로 각각 앱을 실행하고픈 이들에게 알맞은 환경을 만들어준다. 


이러한 듀얼 스크린 스마트폰은 ZTE에서 2년 전 출시했던 ‘액손 M’이 있었고, LG전자가 ‘V50 씽큐’와 ‘V50S 씽큐’를 꽂는 듀얼 스크린 어댑터를 통해 대중화에 성공했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는 2020년에 듀얼 스크린 모바일 장치인 서피스 듀오를 출시할 것이라고 예고하는 등, 앞으로 듀얼 스크린 기반 제품도 적지 않게 보게 될 듯하다.


사진 5. ‘LG V50’은 듀얼 스크린을 대중화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 (사진: 최필식)


하지만 폴더블과 듀얼 스크린은 하드웨어만 만든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폴더블과 듀얼 스크린에 맞는 화면 분할 환경 및 앱 실행 환경을 운영체제나 소프트웨어에서 지원해야만 하는데, 구글은 ‘안드로이드 9’과 ‘안드로이드 10’에서 이러한 환경에 맞춰 앱을 실행하고 화면 방향에 맞게 분할 구도를 유지하도록 기능을 정돈했다.




폴더블과 듀얼 스크린이 모바일 스마트폰에만 해당하는 이야기일 것 같지만, 사실 PC도 예외가 아니다. PC 역시 폴더블이나 듀얼 스크린으로 변신을 시도하는 제품을 적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상황이다. 다만 플렉서블 기반 폴더블과 듀얼 스크린의 비중을 따져보면 듀얼 스크린 쪽이 좀 더 많기는 하다. 모바일보다 더 큰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PC에 쓰면 엄청난 가격 부담이 발생하기 때문에 아직 현실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진 6. 레노버가 2020년 출시를 목표로 준비 중인 ‘씽크패드 X1 폴더블’. (이미지 출처 : 레노버 홈페이지)


그렇다고 해도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제품이 전혀 없다는 말은 아니다. 레노버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노트북인 ‘씽크패드 X1 폴더블’ 시제품을 공개하고 현재 테스트 중이다. 화면을 펼쳤을 때 크기는 13.3인치다. 13.3인치 노트북 화면만 들고 다니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이를 반으로 접어 휴대할 수 있고, 화면 반쪽만 노트북처럼 세우고 화면 아래쪽에 터치 키보드를 띄워 노트북처럼 입력할 수 있다. 물론 화면을 완전히 펼쳐 태블릿처럼 쓸 수도 있다.


그래도 2020년 PC 시장에서 더 많이 보게 되는 것은 듀얼 스크린 노트북일 것이다. 듀얼 스크린 노트북은 폴더블 노트북을 만든 레노버를 비롯해 에이수스와 HP, 델 등 수많은 PC 제조사가 도전 중이다. 노트북은 대용량 데이터에 기반한 창작 및 생산적 작업을 하고 있지만, 작업 효율을 높이기 위해 화면을 키울수록 노트북의 휴대성이 떨어지는 문제점이 있는 터라 듀얼 스크린으로 휴대성을 유지하면서 더 넓은 화면으로 작업 공간을 넓히는 방향으로 제품을 개발 중이다.


사진 7. 에이수스의 ‘프로젝트 프리코그’는 2018년에 공개한 듀얼 스크린 노트북이지만, 아직 출시하지 못하고 있다. (사진: 최필식)


그런데 문제는 듀얼 스크린을 쓰면 노트북에서 글자 입력의 편의성이 떨어질 수도 있는 점이다. 여기서 마이크로소프트가 해법을 제시했다. ‘서피스 네오’와 함께 공개했던 ‘윈도 10X’는 이러한 듀얼 스크린 장치에 맞는 입력 기능을 제공한다. 특히 착탈식 물리 키보드를 듀얼 스크린의 아래쪽 화면에 올렸을 때 키보드 위치에 따라 메인 화면에 실행 중인 응용 프로그램을 다루는 데 알맞은 메뉴나 기능을 띄우고, 터치 패널을 설정할 수 있다. 키보드 입력이 편했던 기존 노트북의 특징을 포기하지 않고 더 크고 다양한 화면과 공존할 수 있는 힌트를 운영체제 안에 담은 것이다. 


사진 8. 마이크로소프트 ‘네오’는 듀얼 스크린에 알맞게 설계한 ‘윈도10X’를 통해 좀 더 가벼우면서 화면 활용도를 높인 기능을 대폭 담았다. (이미지 출처 : 마이크로소프트 홈페이지)


운영체제가 듀얼 스크린에 맞춰 설계됐어도 경험할 수 있는 제품이 없는 지금으로선, 얼마나 우리에게 이점을 줄 수 있는지 말하기 어렵다. 하지만 2020년이 시작되고 여름이 지날 즈음 듀얼 스크린 노트북은 아마도 가장 지겹도록 듣게 될 소재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지금 폴더블 스마트폰만큼 뜨거운 이야기를 남길지도 모르니까. 



Posted by SK브로드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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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techcloud.kr BlogIcon 테크클라우드 2019.10.30 12: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