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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갑내기 ‘연기의 신’ 박신양과 이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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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K브로드밴드 2016. 5. 26.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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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 들어도 듬직한 두 배우, 박신양과 이성민을 TV에서 동시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 건 행운이다. 1968년생인 동갑내기 두 배우는 공교롭게도 각각 KBS2<동네변호사 조들호>와 tvN<기억>에서 변호사로 등장하고 있다. 연기의 신이라는 호칭이 아깝지 않은 두 배우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을 골랐다. 


1. 박신양


#동네변호사 조들호(2016) 

잘 나가던 검사가 동네 변호사로서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을까?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동네변호사 조들호>는 '을'의 편에 서기로 결심한 한 남자의 이야기다. 조들호(박신양)는 우리가 꿈꿨던 히어로다. 권력의 편에 섰던 검사이기를 거부한 순간 가족도, 사회적인 지위도 그를 떠나갔지만 대신 그는 진짜로 '동네' 사람들의 편에 서서 갑의 횡포를 폭로한다. 역시 동네 사람인 우리로서는 꽤 통쾌한 일이다. 조들호에서 박신양은 이전의 그 어떤 작품에서보다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괴짜 같아 보이는 능청스러운 코믹연기, 할 말을 또박또박 짚는 정의로운 투사, 그리고 이혼한 아내(박솔미)와의 사이에서 나은 딸아이를 향한 부성애, 조들호와 뜻을 함께 하기로 한 신참 변호사 이은조(강소라)를 향한 따스한 시선까지.  자칫 현실성을 잃기 쉬운 '권선징악' 에피소드들이 설득력을 잃지 않을 수 있는 이유는 박신양의 확신 넘치는 목소리로  하나하나 변론을 펼쳐 나갈 때, 우리의 마음 역시 흔들리기 때문이다. "몇 년 전 우리는 침묵을 하면 모두 함께 가라앉는다는 사실을 함께 겪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침묵하고 있는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호소를 하고 싶습니다. 침묵은, 세상을 바꾸지 못합니다." 어린이집을 비리를 다룬 8화에서 방청석을 향해 조들호가, 박신양이 외칠 때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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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인(2011) 

세계법의학계가 주목하는 천재 법의학자, 윤지훈(박신양). 아버지의 죽음을 겪은 뒤에 법의학자가 되기로 결심한 이후, 법의학의 가장 큰 힘은 진실이라 믿는 외골수 윤지훈은 우리 기억 속에 가장 강렬하게 남아있는 박신양의 모습 중 하나다. 극 중 대결구도를 이룬느 국과수 본원 법의학부장 역할의 전광렬이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 무서운 적이라면, 박신양의 윤지훈은 시종일관 소리를 지르고 폭발하며 극의 에너지를 이끌어 간다. 모든 사건의 발단이 된 한류 스타의 죽음을 은폐하려는 권력과 맞서, 시체가 누워있는 카트를 끌고 부검실로 돌진했던 박신양의 모습은 정말 광인처럼 보일 정도! 당시 실제 법의관들과 함께 지내며, 여러 범 부검에도 참관하며 배역에 열의를 보였던 일화도 유명하다. 그야말로 박신양이 '하드캐리'했던 드라마. 최근 <시그널>로 다시 한 번 장기인 수사극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김은희 작가의 작품인 만큼 촘촘한 구성, 그리고 안문숙, 정은표 등 함께 법의학 병동에 근무하는 조연들의 깨알 같은 연기도 이 드라마를 뒤늦게 정주행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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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연인(2004) 

박신양의 수많은 작품 속에서 그가 남긴 가장 대중적인 명대사를 꼽자면 바로 "애기야, 가자" 일 것이다. <파리의 연인>의 한기주는 <시크릿 가든>, <상속자들>, 그리고 최근의 <태양의 후예>까지. '겉으로는 차갑지만 내 여자에게는 따뜻한', 김은숙 작가표 남자 주인공의 원형이다.  한번도 남에게 굽혀본 적 없는 재벌 2세 한기주,그런 그가 가진 것은 없으나  할 말은 다 해야하는 캔디 캐릭터, 강태영(김정은)에게 반해 버린다. 스스로도 처음 느껴보는 감정에 어쩔 줄 몰라하며, 과감하게 낯간지러운 대사를 던지는 그의 캐릭터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기 충분했다. <파리의 연인>의 한기주는 박신양의 커리어에도 전환점이 된 작품이기도 하다. 영화 <약속>, <편지>, <인디안 썸머>의 연이은 흥행으로 단단하게 구축됐던 '로맨티스트', '멜로드라마 전문'이라는 이미지가 한기주 이후 완전히 뒤집혀 버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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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LUS

#박신양과 <배우학교>

'단기속성 액팅 클라쓰'! 연기를 잘하고 싶은 연예인들에게 박신양이 직접 연기 선생님이 되어준다! 지난 2월 방영을 시작해 얼마전 종영한 <배우학교>는 내용을 짐작 할 수 없는 예능이었다. 딱딱한 연기 때문에 '로봇'이라는 별명까지 얻은 장수원, 연기 데뷔작 <심야식당>에서 속칭 '발연기'를 보여줬던 남태현, <SNL>에서 종종 연기를 보였던 유병재 등 흥미진진한 출연진까지. 모두가 '예능'을 기대헀던 <배우학교>가 한 발자국 더 나아갈 수 있었던 것은 정말로 좋은 선생님이 되었던 박신양의 역할이 컸다. 실제로 러시아의 연극 대학교에서 공부를 했던 박신양은 "학교는 잘하는 데가 아냐, 못하는 데지.", "자기 모습을 들여다보는 건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일이야." 등 애정이 깃든 조언을 남기며 그의 연기 방식에 동의하느냐와 별개로, 설득력과 감동을 선사했다. 마지막 화, 모든 출연진이 서로에게 절을 올리고, 부둥켜 안고 뜨겁게 눈물을 흘렸던 그 모습을 연기라고 생각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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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성민 


#기억(2016) 

알츠하이머로 기억을 잃어가는 변호사, <기억>은 쉽게 시작하기에는 무거운 이야기다. 이해심 깊은 아내(김지수)와 귀여운 두 자녀, 재벌 그룹으로부터 신임을 얻을 정도로 잘 나가는 대형로펌의 변호사 박태석(이성민). 남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삶 아래, 그는 전처(박진희)와의 사이에서 가졌던 아들을 뺑소니 사고로 잃은 아픔이 있다. 그리고 문제 없어 보이던 그의 삶에 수많은 균열이 일어난다. 고객인 재벌가의 무리한 요구,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고 있던 아들, 인연을 끊었던 친아버지의 방문, 그리고 알츠하이머 진단까지. 기억을 잃어가는 와중에도 일을 해야 하고, 좋은 남편과 아빠, 아들도 되어야 하는 한 남자의 여러 가지   얼굴을 이성민은 설득력있게 자유자재로 그린다. 여기에 사고로 잃었던 아들의 죽음을 은폐하기 위한 시도들이 있었다는 걸 발표하면서, 그는 자신의 변호사 인생을 걸고 가장 큰 싸움을 준비해야 한다. 매 회 숨가쁘게 달리는 이 드라마가 균형을 잃지 않고 일직선으로 달려갈 수 있는 데에는 단연 이성민의 연기가 크게 일조한다. 울고, 웃고, 소리지르고, 좌절하고, 분노하고. 그런 중에도 어떻게든 잘 살아보려고 애쓰는 이 아저씨를 응원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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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2014)

"이왕 들어온 거 어떻게든 버텨봐라, 여긴 버티는게 이기는데야. 버틴다는 건 어떻게든 완생으로 나간다는 말이다. 우린 아직 다 미생이야." 바둑판 위를 벗어난 모든 일들이 낯설게 느껴지는 장그래(임시완)에게 팀장 격인 오상식 과장(이성민)이 건넨 말이다. 이성민의 인지도를 단숨에 끌어올렸던 오과장은 이상적인 상사다. 엄청난 야심가는 아니지만 물러서지 말아야 할 때를 알고, 잘못을 했을 때는 가차없이 나무라지만 또 팀원들을 지키기 위해 상사에게 맞서기도 한다. 극의 큰 그림을 이끈 건 장그래를 비롯한 신입사원들의 고군분투였지만 <미생>에 열광했던 대다수의 직장인들은 오과장에 감정이입을 하거나, 오과장 같은 상사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이성민이 연기한 오과장은 이상적인 상사인 동시에, 한국 사회가 이상적으로 묘사하거나 연민하는 가장의 모습이기도 하다. 눈이 항상 시뻘걸 정도로 업무에 시달리고 주말에는 TV 앞 쇼파에서 아내의 청소기를 피해 잠든 모습 말이다. 자칫 평면적이거나 심심한 캐릭터가 될 수도 있었던 캐릭터를 원작에서와 마찬가지로  매력있게 표현할 수 있었던 것, 이성민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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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 타임(2012) 

<미생> 속 오과장 이전에, 시뻘건 눈의 최인혁(이성민)이 있었다. 사람을 살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 같은 시간, 골든 타임. 숨가쁘게 돌아가는 응급실의 상황을 현실감 있게 그려낸 이 드라마에서 최인혁은 며칠 밤을 새고 병원문을 나서다가도 응급 전화에 다시 응급실로 돌아가는 진짜 의사다. 베테랑 간호사이자 최인혁의 비서인 신은하(송선미) 역시 남자친구와의 결혼보다 중증외상센터의 일이 더 중요하다. 이 콤비는 의사로서 사명감을 찾아가는 인턴  이민우(이선균)와 김재인(황정음)과 흥미로운 대조를 이룬다. 아주대학병원의 이국종 교수를 실제 모델로 한 최인혁 캐릭터의 가장 큰 매력은 단연 수술을 집도할 때보이는 카리스마다. 자본의 논리로 돌아가는 병원에서 "오늘 살아야 내일도 있습니다!"라고 외칠 줄 알고, 엄격하지만 후배와 환자를 향한 따스한 시선까진 최인혁은 우리 모두가 만나고 싶어하는 의사 선생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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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US

#이 콤비, 찬성일세!

<골든타임>에서 중증외상센터를 이끄는 두 베테랑, 최인혁과 신은하로 등장했던 이성민과 송선미의 인연은 그 이후로도 꾸준히 이어진다. <골든타임>에서도 은근한 러브 라인을 형성했던 두 사람은 2013년, <미스코리아>에서 각각 퇴물 건달과 화장품 브랜드 연구실장 역할로 등장해 러브 라인을 완성한다. 키스신까지 촬영했을 정도! 그리고 <기억>에서 두 사람은 대형 로펌인 태산의 메인 변호사 둘로 은근한 경쟁자이자, 동료로 이전과는 또다른 케미를 보여주고 있다. 이제 같은 작품에서 이성민과 송선미를 발견하면 반가울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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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민의 배우 학교? 

박신양처럼 본격적인 '선생님'이 되었던 것은 아니지만 <무한도전> 459회에서 광희의 연기 선생님으로 잠시 등장했던 바 있다. 같은 그룹 멤버인 임시완을 견제하며 연기돌을 꿈꾸는 광희는 <미생>의 한 장면을 재현했고 광희의 '발연기'를 본 이성민의 반응은 충격 그 자체! 이내 '진심을 보여주는 걸 부끄러워하면 안 된다, 그래서 배우가 힘든 거다'라며 훌륭한 멘토의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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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했습니다. *

* 이 컨텐츠는 필진 '이마루'님의 개인적인 관점에서 작성되었습니다.

SK브로드밴드의 입장과는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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