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6. 13. 18:46

원조가 돌아왔다. 한동안 마블의 독주를 지켜봐야 했던 DC가 회심의 프로젝트를 발표했을 때 팬들의 기대는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부풀어올랐다. DC 코믹스, 아니 슈퍼히어로를 대표하는 두 영웅 배트맨과 슈퍼맨의 드림매치가 성사되었기 때문이다. 기대와 우려, 온갖 소문이 무성한 가운데 드디어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이 베일을 벗었다. B tv에서는 본편과 함께 극장에선 볼 수 없었던 30분 분량의 추가 영상이 포함된 확장판을 방영한다. 181분 분량의 확장판에는 사실감 넘치는 전투장면과 삭제된 캐릭터 등이 추가됐으며 19세 이상 관람 가능하다. 

글 | 송경원 · 사진 |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



#DC 익스텐디드 유니버스의 첫걸음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이하 <배트맨 대 슈퍼맨>)은 제목 그대로 저스티스 리그를 향한 본격적인 첫걸음을 떼는 영화다. 팬이라면 환호할 수밖에 없는 꿈의 매치로 프랜차이즈의 문을 여는 건 DC가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일 것이다.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수퍼맨 리턴즈>(2006)에 대한 반응이 예상과 달리 저조하자 DC는 한동안 숙고에 들어갔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다크 나이트> 트릴로지는 걸작 반열에 올랐지만 프랜차이즈로 확장하긴 어려운 완벽히 독립된 세계였다. 승승장구하는 마블의 기세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해 보였고, 장고 끝에 잭 스나이더의 <맨 오브 스틸>(2013)이 등 장했다. <맨 오브 스틸>은 기존의 슈퍼맨과 확연히 다른 해석, 잭 스나이더 감독 특유의 비주얼적인 만족도에 힘입어 나름 합격점을 받았고 향후 이어질 프로젝트의 기반을 제공했다. <맨 오브 스틸> 2편이라 불 러도 무방한 <배트맨 대 슈퍼맨>은 서사적, 정서적, 비주얼적 측면 모두 <맨 오브 스틸>의 연장선상에 있다. 



#꿈의 대결은 어떻게 현실이 되었나 

조드 장군과 슈퍼맨(헨리 카빌)의 대결, 이른바 블랙 제로 사건을 기점으로 세계는 변했다. 폐허가 되어버린 메트로폴리스, 압도적인 폭력을 목격한 사람들은 이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야 한다. ‘슈퍼맨은 누구 이며 어떤 존재인가’에서 ‘슈퍼맨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로의 전환. 이제껏 태양과도 같은 존재, 절대적인 선의 대변자였던 슈퍼맨에 대한 새로운 관점은 이 영화의 동력이자 출발점이다. 그날 슈퍼맨은 지구를 구했지만 그 과정에서 피해자도 생겼다. 브루스 웨인(벤 애플렉)의 웨인컴퍼니 직원들도 그들 중 하나다. 신과 같은 힘의 충돌 앞에서 사람 들을 미처 구하지 못한 브루스 웨인은 자신에 대한 자책과 무력감, 제어할 수 없는 힘에 대한 두려움으로 슈퍼맨에 대한 적대감을 키운다. 슈퍼맨에겐 슈퍼맨 나름 고난의 날이 이어진다. 사람들은 슈퍼맨을 구세주로 바라보는 칭송의 목소리만큼 그에 대한 공포를 공공연히 드러냈고 급기야 슈퍼맨을 상대로 청문회까지 요구한다. 한편 고담시의 범죄자들에게 증오의 낙인을 찍는 배트맨의 소식을 접한 슈퍼맨에게도 배트맨에 대한 불신이 싹튼다. 

드림 프로젝트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선 몇 가지 난제를 해결해야 했다. 우선 왜 배트맨과 슈퍼맨이 싸워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적절한 답을 제시할 필요가 있었다. 잭 스나이더 감독과 각본가 크리스 테리오, 데이비드 S. 고이어는 이를 위해 정의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진다. 슈퍼맨의 정의와 배트맨의 정의, 정의를 바라보는 각자의 관점과 그것을 구현 하는 방식의 차이가 두 영웅이 대립하는 근거다. 벤 애플렉의 배트맨은 40대 전후의 배트맨을 그리고 있다. 그는 범죄자들과의 오랜 전쟁으로 심신이 지쳐버린 상태고, 통제되지 않는 절대적 폭력을 단지 선의와 믿음에 기대어 바라보기엔 세상의 어둠을 너무 잘 알고 있다. “슈퍼히어 로 영화는 엄청난 파괴가 일어나도 아무 일 없다는 듯 일상으로 돌아간 다. 우리는 그런 큰 사건이 세계 전체에 상흔을 남겼을 거라 생각했다” 는 각본가 데이비드 S. 고이어의 말처럼 이 영화는 상흔에 관한 고뇌로부터 출발한다. 실로 DC다운 어둡고 진지하고 무거운 질문이다.

두 번째 난제는 절대적인 힘의 격차를 어떻게 메울 것인지 하는 문제였다. 제작진은 그 답을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서 찾았다. 슈퍼맨과 배트맨 사이 물리적 대결의 원형을 제공한 이 명작 그래픽노블에서 배트맨은 파워를 올리는 아머슈트를 착용하고 크립토나이트를 이용해 슈퍼맨의 힘을 약화시킨다. <배트맨 대 슈퍼맨>의 전반부가 둘이 왜 싸워야 하는지 설득하는 과정이라면, 후반부는 순수하게 두 영웅의 충돌을 엔터테인먼트의 관점에서 재현한다. 한방 한방이 웅장하고 묵직한 액션 시퀀스는 여느 슈퍼히어로영화와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훨씬 장중한 스펙터클로 채색돼 있다.



#잭 스나이더 감독의 빛과 그림자

<배트맨 대 슈퍼맨>을 시작으로 <저스티스 리그 파트1> <저스티스 리그 파트2>까지, 앞으로 이어질 DC 익스텐디드 유니버스의 뼈대를 세우는 영광은 잭 스나이더 감독에게 돌아갔다. <맨 오브 스틸>에서 이미 증명한 바 있듯 그의 장단점은 분명하다. 비주얼리스트로서 잭 스나이더는 의심의 여지없는 대가의 솜씨를 자랑한다. 그래픽노블을 한컷 한컷 그대로 옮겨온 듯한 그의 장면구성 능력은 아름답게 느껴질 정도다. 반면 호흡과 연결보다는 개별 장면의 완성도에 좀더 힘을 쏟는 것처럼 보이는 그의 연출은 감정선을 충분히 살리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캐릭터와 이야기를 최우선으로 한 스토리텔링이라기보다는 차라리 비주얼텔링이라 부르는 편이 적절할 것이다. 아낌없이 쏟아붓는 CG의 향연과 빠르고 화려하다 못해 웅대한 전투 시퀀스는 쾌감과 피로를 동시에 안기는 양날의 검이다. 

게다가 <배트맨 대 슈퍼맨>은 프랜차이즈의 문을 여는 작품으로서 숱한 설정과 밑밥을 깔아두어야 하는 상황이다. 마블은 개별 영화들을 통해 충분히 캐릭터를 학습시킨 후 <어벤져스>라는 프로젝트로 슈퍼히어로들을 한데 모을 수 있었지만, DC는 별로 여유가 없는 상황이었다. <배트맨 대 슈퍼맨>은 <맨 오브 스틸>의 후속작이자 <저스티스 리그>의 출발이며 새롭게 해석한 벤 애플렉표 <배트맨>의 첫 영화다. 그러니 <배트맨 대 슈퍼맨>의 전개가 다소 산만하게 느껴진다고 해도, 그것이 온전히 잭 스나이더 감독 연출 스타일의 한계 때문만은 아니다. 



#DC의 반격은 성공할 것인가

마블 유니버스가 ‘따로 또 같이’ 전략에 따라 영역을 늘려나갔다면 DC는 저스티스 리그를 중심으로 거대한 그림을 한번에 그려나갈 예정이다. 마블의 방식이 실수를 수습할 여유가 있는 퍼즐이라면 이번에 DC 가 시도하는 방식은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의 정교한 설계도다. <수퍼 맨 리턴즈> 등 개별 프로젝트에서 성과를 보지 못한 DC가 장고 끝에 날린 초강수라는 얘기다. 따라서 개별 작품으로서의 완성도만큼 중요 한 것이 전체의 밑그림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깔 것인가의 문제다. 조 금 산만하게 판을 벌인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배트맨 대 슈퍼맨>의 안정적인 이륙을 강조하고 싶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적어도 이 작품 은 앞으로 펼쳐질 DC 익스텐디드 유니버스에 대한 기대를 품게 한다. 전체적인 톤의 일관성은 물론이고 DC다운 색깔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칭찬할 만한 점이다. 

잭 스나이더 감독은 배트맨의 각종 장비, 슈퍼맨의 육중한 액션, 기대 이상의 퀄리티로 부활한 원더우먼의 매력까지 자신이 할 수 있는 바를 뚝심 있게 밀어붙였다. 마블의 히어로들이 자유분방하고 개인적이 며 가볍다면, 상대적으로 DC의 히어로는 무겁고 진지하며 어둡다. 선 악의 구분이 분명하고 기본에 충실하며 신중한 일면은 그간 유연한 영화화에 다소 걸림돌이 되어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DC가 큰 그림 을 설계하고 무거운 첫걸음을 뗀 이상 앞으로의 행보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 분명하다. 개별 영화의 흥행성적에 일희일비하며 쉽사리 행보를 바꾸지 않으리라는 묵직한 기대가 DC라는 이름에는 깔려 있다. 그건 DC가 항상 추구해온 고전적 가치에 대한 신뢰와 닮았다. 



#B tv로 만나는 슈퍼맨과 배트맨 

저스티스 리그는 이제 막 출범했지만, 매력적인 슈퍼히어로인 슈퍼맨과 배트맨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주인공으로 일찍부 터 활약해왔습니다. 이번 대결이 성사되기 전, 각자 맹활약을 펼쳤던 두 영웅의 모습을 B tv에서 만나보세요. 


<맨 오브 스틸>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은 <맨 오브 스틸> (2013)의 2편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로 두 작품은 밀 접하게 연관돼 있습니다. 배트맨과 대립하기 전, 슈퍼맨이 어떻게 살았는지 궁금하다면 꼭 챙겨 보세요. 멸망 위기에 처한 크립톤행성을 탈출 해 지구에 온 슈퍼맨이 자신의 비범함을 깨 닫고 운명을 받아들이는 과정이 펼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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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맨 리턴즈>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연출한 <수퍼맨 리턴즈>(2006)는 전 세계적 영웅으로 추앙받던 슈퍼맨이 어느날 갑자 기 사라졌다가, 렉스 루터(케빈 스페이시)를 비롯 한 악당이 활개치는 도시에 5년 만에 되돌아와 악 을 소탕하는 이야기입니다. 슈퍼맨은 왜 사라졌 으며 무엇을 위해 다시 돌아왔을까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슈퍼맨의 고뇌가 꽤 오래된 것 임을 엿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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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맨 3부작>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연출한 <배트맨 비긴즈>(2005) <다크 나이트> (2008) <다크 나이트 라이즈>(2012) 등 ‘배트맨 3부작’은 한물간 배트맨 에 새 숨결을 불어넣은 걸작으로 꼽힙니다. 평단과 관객 모두가 갈채를 보낸 이 작품에서 배트맨을 연기한 이는 믿고 보는 배우 크리스찬 베일 입니다. 배트맨의 숙적인 조커 역은 지금은 고인이 된 히스 레저가 맡 아 “역대 최고의 조커”라는 극찬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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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했습니다. *

* 본 포스팅의 원본 글은 B tv 매거진 6월호(링크)에서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




Posted by SK브로드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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