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6.30 18:58

바르셀로나, 파리 그리고 로마까지. 유럽의 도시 곳곳을 돌아다니며 그 속에 이야기를 담아내는 감독 우디 앨런. 당장 여행 떠나고 싶게 만드는 우디 앨런표 관광 영화 세 편을 만나보자.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

잘못 고친 외화 제목의 대표적인 사례. 막장 불륜 드라마 느낌의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보다 낭만적인 원제목 ‘비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가 훨씬 더 낫지 않은가? 아쉬울 따름이다.

어찌됐든 이 영화, 제목이 말해주듯 현실주의자 ‘비키(레베카 홀)’와 사랑에 열정적인 ‘크리스티나(스칼렛 요한슨)’가 스페인의 ‘바르셀로나’로 여름휴가를 떠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그 곳에서 두 여자가 만난 건 피카소의 젊은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매력적인 화가 후안 안토니오(하비에르 바르뎀). 재미있는 건, 두 여자 모두에게 반했다며 주말여행과 동침을 제안하는 안토니오가 어쩐지 바람둥이보단 인류애가 넘치는 사랑꾼으로 보인다는 사실. 아마 그곳이 사랑과 자유의 도시, 바로 그 바르셀로나이기 때문이겠지?


영화 속 스팟 : 아스투리아스의 오비에도 광장

극중 안토니오가 비키와 크리스티나에게 ‘좋은 곳 있다’고 꼬셔 데려가는 곳. 스페인 북서부의 아스투리아스 중심도시 오비에도다. 우디 앨런이 이곳을 너무나 사랑해 영화 속에 삽입했다고.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순례길 ‘엘 카미노 데 산티아고’와도 인접해있어서 산티아고 순례자들도 꼭 한번 씩 이곳에 들른다. 필자 또한 영화 개봉 전인 2008년 순례길을 지나며 방문한 적이 있다. 구시가지 광장이 유명한데, 이곳에 늘어선 바(bar) 중 한 곳에 자리를 잡고 초리조를 안주삼아 맥주 한잔하면 그야말로 천국이 따로 없다. ‘리얼’ 스페인을 경험하고픈 이들에겐 어쩌면 메트로폴리스 바르셀로나보다 더 괜찮은 장소. 



#미드 나잇 인 파리

초반부터 여행 뽐뿌를 제대로 자극한다. 운치있는 골목길, 햇살이 비추는 공원, 분주한 파리지앵들까지... 등장인물이나 대사 없이 파리의 풍광을 툭툭 보여주는 오프닝으로 우리를 홀리고어느덧 능청스럽게 시작되는 영화. 주인공은 1920년대 파리를 동경하는 소설가 길(오웬 윌슨). 파리의 밤거리를 홀로 산책하다가 우연히 클래식 푸조에 탑승했는데 타임워프를 통해 1920년대 파리에 도착한다. 만약 19세기, 20세기 초반의 예술가들을 사랑하는 관객이라면 이때부터 등장인물을 알아맞히는 재미에 푹 빠지게 될 듯. 마초스러운 헤밍웨이, 바람둥이 피카소, 애처가 스콧 피츠제랄드 등등 실존인물과 미친듯한 싱크로율을 보이기 때문이다. 만약 당신도 파리를 여행하다가 클래식 푸조를 발견한다면 꼭 올라타 보라. 혹시 아는가? 카페 드 플로르에서 통렬하게 논쟁을 벌이는 젊은 살바도르 달리와 헤밍웨이를 만나게 될는지.


영화 속 스팟 : 파리의 카페 드 플로르

카페 드 플로르는 프랑스 지성과 문화의 중심지다. 19세기 말 문을 연 이래로 에디트 피아프, 카뮈, 사르트르 등등 역사책에서나 볼 법한 위인들의 사랑을 받았다. 지금도 여전히 관광객들 사이에서 글을 끄적이고 있는 작가나 유명 배우나 패션모델, 디자이너들을 심심찮게 만나볼 수 있다. 배우 로버트 드 니로도 파리에 오면 일부로 이 카페에 꼭 들른다고 알려져 있다. 파리 제6구 생 제르맹 거리에 간다면 이곳 야외 테라스에 앉아 파리지앵처럼 크로와상에 진한 에스프레소를 즐겨보자. 테이블과 의자를 비롯해 내부 장식 또한 20세기 초중반의 모습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어서 눈도 즐겁다. 



#로마 위드 러브

영화적 완성도는 <내 남자의 아내가 좋아>나 <미드 나잇 인 파리>보다 못 미치는 게 사실. 하지만 이탈리아 관광청은 이 영화를 보고 쾌재를 불렀으리라. 지금까지의 그 어떤 영화보다 로마를 아름답게 담았기 때문. 콜로세움, 나보나 광장, 트레비 분수, 스페인 광장 등 로마의 대표적인 관광지를 다양하게 담았다. 스토리도 버라이어티하다. 추억, 명성, 스캔들, 꿈을 테마로각기 다른 네 개의 에피소드가 이어지는데, 딱 한 가지 공통점은 모두 다 로마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것 정도일까? 로마의 콜걸로 변신한 페넬로페 크루즈, 커플 연기의 진수를 보여준 엘렌 페이지와 제시 아이젠 버그, <인생은 아름다워>의 로베르토 베니니, 그리고 감독인 우디 앨런 자신까지... 등등 유명 배우와 감독이 총출동했다.

아는 척, 잘난 척 쩌는 교양 속물(엘렌 페이지)도, 콜걸에게 마음이 흔들리는 새신랑(알레산드로 티베리)도 이 영화에선 모두 사랑스럽게만 보인다. 아마도 영화 제목처럼 ‘사랑의 로마’이기 때문인 듯.


영화 속 스팟 : 로마의 보르게세 공원

극 중 잭(제시 아이젠버그)와 모니카(엘렌 페이지)가 키스를 나눈 곳. 사람들이 차고 넘치는 유명 관광지에 지쳤다면 이곳 보르게세로 피신하면 된다. 로마에서 가장 큰 공원이자 현지인들의 휴식처인 보르게세 공원. 이곳 잔디밭에는 커플 혹은 가족단위로 삼삼오오 모여 여유롭게 피크닉을 즐기는 현지인들을 심심찮게 만나볼 수 있다. 흙길을 걸으며 산책을 즐기는 이들도 많다. 여행 내내 걸어 다녔는데 또 걸어야겠느냐고? 대안이 있다. 공원 내에 마차 모양의 ‘Riscio’를 대여해주니까. 이걸 타고 길게 난 오솔길을 쌩쌩 달려보자. 로마의 바람이 당신을 행복하게 만들어 줄거다.



* 위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했습니다. *

* 이 컨텐츠는 필진 '모로즈미'님의 개인적인 관점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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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K브로드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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