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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온 음악예능 전성시대 : <복면가왕>,<슈가맨>,<듀엣가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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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K브로드밴드 2016. 7. 4.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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쿡방, 먹방의 시대가 가고 무릇 ‘노래방’의 시대가 왔다. ‘미스터리 추리’ 요소를 가미한 음악예능 <복면가왕>의 인기에 힘입어 <듀엣가요제> <판타스틱 듀오> <보컬 전쟁: 신의 목소리> <노래의 탄생> 등 음악예능이 줄을 잇고 있으며 현재 지상파·종편·케이블을 통틀어 노래를 소재로 한 예능은 10여 개에 이른다. <나는 가수다>로 한때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음악예능이 5년 만에 다시금 전성기를 맞았다. 요즘 음악예능 프로그램의 특징은 <나는 가수다>의 ‘경연’ 콘셉트를 기본으로 하되, 거기에 ‘추리’나 ‘복고’ 또는 ‘일반인과의 듀엣’을 가미했다는 점이다. 할머니 연예인들의 랩 배틀이나 프로듀싱 과정을 전면에 내세우는 완전히 새로운 시도를 하는 프로그램도 눈길을 끌고 있다. 

글 | 김아리 자유기고가 · 사진 | 각 방송사 제공 



#태초에 ‘복면가왕’이 있었다

현재 음악예능의 부흥을 주도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MBC의 <일밤: 복면가왕>(이하 <복면가왕>)이다. 지난해 4월 첫 방송을 시작한 <복면가왕>은 가수들이 복면을 쓰고 순수하게 가창력만으로 경연을 벌이는 프로그램이다. 뛰어난 실력자들의 노래경연에 복면 속 가수 정체에 대한 추리가 더해지고, 가면을 벗을 때의 반전과 감동까지 이끌어내면서 시청률과 화제성을 동시에 거머쥐었다. 한때 2~3%대까지 떨어졌던 <일밤> 1부 시청률이 <복면가왕> 덕분에 10% 중·후반까지 치솟았을 뿐 아니라 <해피 선데이: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50주 이상 지켜온 주말 예능의 왕좌를 빼앗기도 했다. 또 중국을 포함해 태국, 캄보디아, 필리핀, 이탈리아, 인도 등 6개국에 포맷이 수출됐으며, 중국판 <복면가왕>은 이미 지난해 중국 현지에서 인기리에 방영됐고 최근 시즌2 제작 계약까지 마무리했다. 

<복면가왕>의 재미와 매력은 아무리 유명한 연예인도 복면 때문에 유명세의 후광을 얻을 수 없다는 점이다. 성별, 직종, 연륜 등의 ‘계급장’을 다 떼고 공정하게 노래실력만으로 경쟁한다는 얘기다. 그래서 매회 반전이 나타난다. 김종서가 1라운드에서 탈락한 것도 김필, 김동명이 가왕결정전에 오르지 못한 것도, 신인 아이돌인 몬스타 엑스 기현, 여자친구 유주, 업텐션 선율 등이 쟁쟁한 선배 가수들과 함께 주목받을 수 있었던 것도 모두 ‘가면’ 덕분이었다. B1A4 산들, 에프엑스 루나, 비투비 육성재 등은 기대 이상의 가창력으로 연예인 판정단으로부터 “절대 아이돌일 리가 없다” “연륜 있는 가수일 것”이라는 평가를 받아 복면을 벗었을 때 소름 끼치는 전율을 선사했고, 특히 정규편성 이전 파일럿 방송에서 EXID 솔지를 재발견한 것은 지금까지도 화제가 되고 있다. 방송인 홍석천, 배우 김슬기, 개그맨 윤형빈도 가수 뺨치는 가창력을 보여줬고, 이천수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 개그맨 김진수, 최현석 셰프, 배우 공형진 등 전혀 예상치 못한 출연자들을 보는 즐거움도 선사했다. 



#국민 심사위원제 운영한 ‘프로듀스 101’

한편 거센 비판을 받으며 불안하게 막을 올린 Mnet의 <프로듀스 101>은 시청률 4.3%를 기록하며 4월 초 인기리에 막을 내렸다. 특정 연습생 편애, 악마의 편집 등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생방송 시청자투표만 40만 건을 넘겼다. 이 프로그램의 골자는 연예기획사의 10~20대 여성 연습생 101명을 경쟁시킨 뒤 그중 11명을 추려 걸그룹에 데뷔하도록 기회를 주는 것. 지난 1월 프로그램 첫 방송이 나가자 어린 소녀들에게 과도한 경쟁을 부추기고 데뷔를 앞둔 연습생까지 상품화시킨다는 시청자들의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하지만 아이들 하나하나의 사연과 개성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치열한 노력과 눈물이 시청자들의 리모컨을 고정시켰다. 별 볼 일 없는 실력을 가진 소녀가 3개월간의 밤샘 연습과 트레이닝으로 순위가 수직상승하는 감동 드라마는 열광적인 호응을 이끌어냈다. 그 결과 최종선발된 11명으로 구성된 걸그룹 IOI의 타이틀곡 <드림걸스>는 발표하자마자 주요 차트 10위권에 들었으며,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쇼케이스 티켓은 오픈과 동시에 매진되고 암표까지 나돌 정도로 품귀현상을 빚었다. 벌써 IOI는 광고계약만 11건 체결했고 지상파 등 TV 출연과 행사 섭외가 몰려들 만큼 스타덤에 올랐다. 지금까지 오디션 프로그램이 성공한 가수나 기획사 사장 등 전문가들이 평가를 주도한 데 반해, 이 프로그램은 대중이 ‘국민 프로듀서’가 되어 데뷔 멤버들을 발탁하고 콘셉트와 데뷔곡, 그룹명 등을 직접 정하는 차별성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IOI를 성공적으로 데뷔시킨 Mnet은 남자판 <프로듀스 101>도 준비 중이다. 



#복고 바람 타고 뜬 ‘투유 프로젝트: 슈가맨’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음악예능의 특색 중 하나는 ‘복고’인데, 과거 짧게 히트하고 사라진 가수들을 찾아 역주행송으로 재탄생시키는 JTBC의 <투유 프로젝트: 슈가맨>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10월 정규편성된 이래, 유승범, 구본승, 김민우, 철이와미애, 손지창 등의 출연으로 기복 없는 2~3%의 꾸준한 시청률로 안착했다. 유재석·유희열의 안정된 진행과 1980년~2010년 사이 한때 인기를 얻었으나 소리소문 없이 사라진 가수들을 소환해 추억을 곱씹게 하는 콘텐츠, 오랜만에 무대에 등장하는 슈가맨이 부르는 노래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결과다. 



#감동의 하모니가 울려퍼지는 듀엣 무대 

MBC <듀엣가요제>는 국내 최정상 가수와 일반인이 파트너가 되어 듀엣 무대를 만드는 음악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가수가 듀엣 참여를 신청한 파트너를 직접 선택하며 파트너를 하고자 하는 가수가 겹치면 일반인 참가자가 가수를 선택할 수 있다. 지금까지 1990년대 최고 인기를 구가했던 샵 출신 이지혜를 비롯해 발라드의 황제 팀, 2AM 창민, 조PD 등이 참여해 일반인과 함께 아름다운 하모니를 선사하고 있다. 

SBS <판타스틱 듀오> 역시 가수와 함께 노래를 부른 영상을 스마트폰으로 보내면 그중 최고의 듀엣을 찾는 노래 대결이다. 스마트폰에서 앱을 내려받으면 누구나 참여가 가능한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 이선희, 태양, 임창정, 김범수 등이 참여해 관심을 끌었다. <판타스틱 듀오>는 <복면가왕>과 동시간대에 내보내는 과감한 승부수를 던지며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다. 

SBS의 <보컬 전쟁: 신의 목소리> 역시 대한민국 최고의 가수들과 재야의 고수들이 같은 노래로 경연을 펼치는 대결을 표방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도 윤도현, 김조한, 박정현, 거미 등의 실력파 가수들을 내세워 MBC의 <황금어장: 라디오스타>와 동시간대 방영이라는 도전장을 던졌다. 



#도전정신 돋보이는 ‘노래의 탄생’과 ‘힙합의 민족’

tvN의 <노래의 탄생>은 완전히 새로운 콘셉트의 음악예능이다. 다른 프로그램이 가수들의 가창력 대결이 포인트라면, <노래의 탄생>은 그동안 가수 뒤에서 숨은 조력자 역할을 하던 편곡자, 연주인(세션맨)들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은 대한민국 최정상 프로듀서들이 45분간 펼치는 프로듀싱 대결을 보여주는 뮤직쇼로, 제한된 시간 속에서 음악계 장인들이 어떻게 내공을 발휘하는지 보여줌으로써 차별화된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윤상-스페이스 카우보이, 윤도현-허준, 김형석-전자맨, 뮤지-조정치가 2인 1조로 팀을 이뤄 45분 프로듀싱 대결에 나섰으며, 김세황, 강수호, 하림, 나윤권, 홍대광, 유성은, 주니엘 등 정상급 연주자와 보컬리스트들도 세션으로 참여해 풍성한 음악의 향연을 선사하고 있다. 

프로듀서들과 세션들 모두 45분 안에 완성되었다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완벽하고 멋진 음악을 만들어내 탄성을 자아낸다. 특히 매주 프로듀서들에게 미션 멜로디를 제공한 설운도, 하상욱 등 원곡자들의 면면도 화제를 모았다. MC 이특, 정재형, 산이의 재치 넘치는 진행과 한자리에 모이기 힘든 음악인들의 숨겨진 예능감도 빛났다. 무엇보다 ‘프로듀싱’이라는 전문 영역을 전면에 내세워 기존의 음악예능과는 차별화된 재미를 선사한 것이 시청자들의 관심을 이끌어냈다. 아직 화제성이나 시청률은 다른 음악 예능에 비해 떨어지지만, 그 차별화된 포인트가 향후 시청률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만들고 있다. 

JTBC의 <힙합의 민족>은 평균 나이 65세 할머니들이 래퍼로 파격적인 변신에 나서 대결을 펼치는 프로그램이다. 래퍼 산이와 신동엽이 MC를 맡고 8명의 할머니 래퍼, 이른바 ‘할미넴’인 김영옥, 최병주, 염정인, 이용녀, 양희경, 김영임, 이경진, 문희경과 힙합 프로듀서 MC 스나이퍼, 피타입, 한해, 키디비, 치타, 딘딘, 릴보이, 몬스타엑스의 주현이 각각 짝을 이뤄 랩 배틀을 벌인다. 할머니와 랩이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존재의 만남이 호기심을 자극하며 호평을 받았으며 시즌2 제작 역시 긍정적인 상태다.



#음악예능 전성기, 언제까지 이어질까 

음악예능 프로그램들의 이같은 춘추전국 시대는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던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들의 호황을 떠올리게 한다. <무한도전> <패밀리가 떴다> <1박2일> 등의 리얼 버라이어티 열풍은 기존의 스튜디오 예능과 다른 참신한 재미를 주며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리얼 버라이어티의 유행이 사그라들면서 그 빈자리를 채운 것이 바로 ‘쿡방’이다. <냉장고를 부탁해> <삼시세끼> <백종원의 3대천왕> 등 리모컨만 돌리면 나오던 음식예능은 예상과 달리 1년 만에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다. 그 자리를 ‘집방’(인테리어 예능)이 채울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대세를 주도하고 있는 건 음악예능이다. 방송국이 음악예능에 적극적인 이유는 부수입 때문이다. 방송에서 화제가 된 노래를 디지털 음원으로 출시해 돈을 벌 수 있다. <복면가왕>은 지난 1년 동안 수억 원의 음원매출을 올렸다. 지니, 벅스뮤직 등 디지털 음원 서비스 회사들도 이런 음악예능에 적극적으로 스폰서를 하려 하기 때문에 제작비 부담도 덜 수 있다. 가수 입장에선 실력파 가수 이미지를 구축해 스타덤에 오를 수 있다. 시청자 입장에서도 아이돌 가수 위주의 음악 프로그램만 있는 TV에서 다양한 음악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는다. 특히 가창력과 아름다운 선율, 가사로 승부를 봤던 1980~90년대 가수들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점이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음악예능의 난립은 어디선가 본 듯한 기시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Mnet의 <슈퍼스타 K> 성공이 <위대한 탄생> <K팝스타> 등의 오디션 프로그램 난립으로 이어지면서 시청자들의 피로감이 쌓여 관심에서 멀어져갔던 것처럼 음악예능도 그런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 위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했습니다. *

* 본 포스팅의 원본 글은 B tv 매거진 6월호(링크)에서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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