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하반기 최고의 기대작 ‘아수라’가 개봉한다. 아수라는 불교의 신중 하나로 전쟁이 끊이지 않는 혼란의 세계에서 매일 같이 싸운다고 전해진다. 영화도 비슷하다. 아수라장이다. 삶을 위해 악인과 손을 잡고 그 안에서 서로가 서로를 짓밟는다. 시나리오는 물론 출연진까지 빵빵하다. <비트>의 김성수 감독, 정우성, 황정민, 주지훈, 곽도원, 정만식 등 어디선가 단독 주연을 할법한 배우들이 떼거지로 등장한다. 명품배우 종합선물세트인 셈. 관객 평가만 좋다면 천만 관객은 누워서 닭죽 먹기처럼 쉬워 보인다. <아수라>를 보기 전에 살짝 보면 더 감칠맛 날 만한 작품들을 모아봤다.
#의리파 감독 김성수
‘청춘’을 울부짖는 주제로 한 영화의 거장. 영화 <비트>에서 정우성과 처음 만났고 이후 <태양은 없다>에서는 정우성과 이정재를 절친으로 등장시키며 인연을 이어갔다. 이 두 사람은 이후로 진짜 대표 절친이 되어 회사까지 차렸으니 김 감독에게 상임고문 자리라도 내줘야 할 것 같다.
아무튼 그 뒤로 <무사>에서 또 한 번 정우성과 영화를 한 편 찍고는 그다음 페리소나(감독의 세계관을 표현해줄 배우)로 장혁을 선택한다. 당시에는 신인에 불과했던 장혁. 김성수 영화 <영어 완전정복>과 <감기>를 통해 연기파 배우로 성장한다(이쯤 되면 장혁도 김 감독에게 뭐라도 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 많은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야수>의 감독은 <비트>의 김성수가 아닌 동명이인이니 참고하자.
※ 꼭 봐야 할 영화
- 비트(1997년) : 청춘스타 시절 정우성, 고소영을 만날 수 있는 작품. 지금 봐도 영상미가 아련하다. 임창정은 나이만 먹었지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
- 태양은 없다(1999년) : 희대의 명작. 이정재와 정우성이 한 영화에 출연하여 주먹을 휘두른다는 것만으로도 볼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 90년대 미소년으로 안구 정화 하시길.
#클래스는 영원한 정우성
대한민국에서 ‘간지’로는 따라올 자가 없는 남자. 심지어 본인이 잘난 걸 너무나 잘 알고 있어서 얄밉다. 근데 반박할 수 없는 현실. 나이를 먹어도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사람. <비트>에서 담배를 피는 모습은 현재도 레전드로 회자된다. 만약 <내 머리 속의 지우개>처럼 “이 잔 마시면 나랑 사귀는 거야!”라고 눈앞에서 술잔을 들이민다면 보드카일지언정 병나발을 불 수 있을 것만 같다.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부터 ‘우성 간지’가 스멀스멀 피어오르기 시작하는데, <감시자들>, <신의 한 수>에서는 마성의 꽃중년을 연기했고. <마담 뺑덕>에서는 ‘배드신이 저렇게 아름다울 수 있구나’하는 착각이 들게 만들었다. <아수라>에서 맡은 ‘비리 형사’가 현실감이 없는 것도 너무나 잘생겨서가 아닐까.
※ 꼭 봐야 할 영화
- 내 머리 속의 지우개(2004) : 로맨틱한 남자의 끝판왕. 머리부터 발끝까지 퍼펙트. 유노유노를 이 영화를 보고 ‘인생의 진리’라는 말을 했다고.
- 신의 한 수(2014) : 생각보다 저조한 흥행이라고는 하지만 에디터는 정말 재미있게 본 영화. 정우성의 한올한올 살아있는 근육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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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연기력 황정민
두말하면 입 아픈 대한민국 연기 끝판왕. 스태프들이 차린 밥상에 숟가락만 올릴 뿐인데 어떤 밥상이든 호텔식으로 만들어버리는 만능 셰프다. 김성수 감독이 섭외할 때, ‘정말 뼛속까지 악랄한 악역이 필요했다’면서 황정민을 선택했다고 한다. <너는 내 운명>의 세상 순박한 역할부터 <곡성>에서는 악마까지 연기했으니 스팩트럼이 가히 천당에서 지옥정도 되겠다. 왠지 우주에 둥둥 떠다니는 미생물, 먼지까지도 거뜬하게 소화할 것 같다.
※ 꼭 봐야 할 영화
- 달콤한 인생(2005) : 주연도 조연도 아닌 ‘특별출연’이었지만 존재감 하나만큼은 최고였던 작품. <아수라>의 박성배 역할과 오버랩 될 정도로 비슷하다.
- 부당거래(2010) : 황정민, 류승범, 유해진의 인생 연기가 집약된 영화. 시나리오부터 배우들의 연기, 영화 안의 메시지까지 모든 것이 완벽하다.
- 신세계(2012) : 모두가 봤을 것 같아 적을까 말까 하다가 적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봐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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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달함과 나쁜 남자 사이의 주지훈
모델 활동을 하다가 드라마 <궁>을 통해 혜성처럼 등장했다. 눈빛 연기가 기가 막혀 대중들은 ‘악역’이거나 ‘카리스마 있는 역할’로 많이 기억한다. 하지만 달달한 역할도 꽤나 잘 어울리는 배우. 영화 <키친>에서는 신민아에게 거침없이 구애하는 모습으로 뭇 여성들의 심장에 카라멜 마끼아또를 들이붓더니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에서는 그 단맛이 절정에 이르른다. 남자들도 반할 만큼 매력적인 츤데레라니.
그 후, ‘연기 변신’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상남자 향기 풀풀 풍기는 역할에 도전한다. <좋은 친구들>에서는 주먹을 휘두르고 <간신>에서는 세상 얄미운 간신을 연기했다. 진짜 얄미워서 브라운관을 꼬집을 뻔했다. 187cm의 늘씬한 기럭지 덕에 정우성과 투 샷에 잡혀도 존재감 뚜렷한 배우 주지훈. 최근 <무한도전>에서 양세형에게 ‘댓뱀’을 맞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니 더 정이 간다.
※ 꼭 봐야 할 영화
-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2008) : 주지훈이 유아인보다 잘나가던 시절 영화. 김재욱 등 훈훈한 남성들이 모두 출연하니 그 어떤 과자보다 달콤하다.
- 좋은 친구들(2014) : 가장 ‘주지훈스럽다’고 느껴지는 영화. 연기 또한 일상연기처럼 자연스럽고 무엇보다 슈트를 입은 주지훈이 너무너무너무너무 멋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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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재파탈 곽도원
퉁퉁한 아재에게도 빠질 수 있구나. 곽도원을 보면서 느꼈다. 최근 ‘곽요미’, ‘곽블리’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귀여운 모습도 얼핏 보인다. 물론 조진웅, 마동석보다는 아주 미세하게 덜 귀엽다. 연기 경력은 훨씬 오래됐지만, 본격적으로 존재감을 드러낸 건 <황해>부터다. 하정우에게 살해당하는 김승현 교수 역할에서 ‘재수 없지만 나쁜 사람은 아닌’ 역할을 제대로 보여줬다. 그 후로는 악인 전문 배우로 자리매김한다. <범죄와의 전쟁>, <변호인>, <타짜2-신의 손> 등 그의 연기는 어떻게 보면 인간의 가장 어두운 면을 밖으로 끄집어낼 줄 아는 배우라고 하겠다. 이번 <아수라>에서의 김차인 검사 역할은 <범죄와의 전쟁> 조범석 검사와 비슷하다.
※ 꼭 봐야 할 영화
- 황해(2010) : 재생 버튼을 부르면 멈출 수 없으니 할 일을 다 끝내놓고 볼 것. 그만큼 재미있고 곽도원은 도합 10분 안쪽으로 등장하나 임팩트가 강렬하다
- 타짜2 신의 손(2014) : 진짜 꾼 같다. 1편에서 김윤석이 시선을 강탈했다면 2편은 곽도원이 그 역할을 대신한다. 다시 봐도 꾼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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