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달이 멀다하고 가장 모습을 많이 드러내는 배우가 있다면 누굴까? 톰 크루즈? 아니면 전지현? 충무로 바닥이야 워낙 다작 배우들이 많아 누구든 될 수 있겠지만 유독 눈에 띄는 배우가 있다. 바로 조정석. 드라마 <질투의 화신>이 끝난지 얼마 되지 않아 영화 <형>으로 다시 스크린을 채운다. 사기전과 10범 형(조정석)과 국가대표 유도선수 동생(도경수)의 이야기다. 지난번에는 공효진과 호흡을 맞추며 찌질한 남자를 연기했다면 이번에는 EXO 디오(도경수)와 설레는 브로맨스를 보여줄 것이라는 후문. 조정석이 원맨쇼에 가까운 코믹 연기를 선보인다고 하여 모두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일이든 연애든 빠지는 거 없이 모두 잘하는 배우. 그가 출연했던 작품들을 찾아봤다.
# 현실 공감 드라마 '질투의 화신'(2016)
깔깔거리며 웃었다. 간만에 퇴근 후 맥주 한잔과 꿀 조합을 이루는 드라마를 만났다. 누군가는 그의 연기를 보며 ‘현실 연애를 보는 것 같다’며 공감했고, 다른 누군가는 '연애하고 싶다'며 가슴이 설렜다. 조정석이 <오 나의 귀신님>에 이어 2연타를 치며 로맨틱 코미디의 왕자로 자리매김하는 순간이다. 너무 리얼한 연기에 거미와의 애정전선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농담을 들었을 정도라고.
조정석은 이 작품에서 본인의 캐릭터를 '하얗게 불태웠다'. 몸개그, 어쭙잖은 댄스, 여성 속옷 착용 등 온갖 악조건을 다 돌파했기 때문. 심지어 ‘유방암에 걸린 남자 주인공’이라니. 드라마 역사에 길이 남을 역할이다. 본인 입으로 상남자라고 외치지만 정말 하찮고 허당기 가득한 남자. 어떻게 보면 우리 주변에 한 명쯤은 있을 법한 사람이라 더욱 공감이 갔을지도 모르겠다. 이번 배역을 위해 실제로 유방함 검사를 했다고 한다. 그의 소감은 "유방암 검사 정말 아프던데요?" 였다고. 여러분들도 건강검진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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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멘탈 붕괴의 대향연 '특종: 량첸 살인기'(2015)
살면서 이런 경우가 한 번쯤은 있다. '진짜 뭘 해도 안 되는 날'. 멘탈은 무너지고 판단력과 시야가 흐려진다. 열혈기자 ‘허무혁’이 우연한 제보로 연쇄살인 사건과 관련한 일생일대의 특종을 터뜨리지만, 그것이 사상 초유의 실수였던 것. 심지어 오보 그대로 실제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러닝타임 125분 동안 한숨도 쉴 틈 없이 몰아치는 탓에 영화가 끝나면 청심환 한 알을 먹어야 할 정도. 말도 안 되게 곤란한 상황. 그 안에서 안절부절, 허둥지둥, 쩔쩔매는 연기를 온몸으로 표현하는 것을 보니 '이게 바로 배우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궁지에 몰린 표정 연기에 나도 같이 그 상황에 처한 기분이 들었으니까. 억지로 웃기려고 하지 않고 반전에 목숨 걸지 않아서. 그리고 영화에 담긴 메시지 또한 가볍지 않아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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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보영과의 꿀케미가 좔좔좔, '오 나의 귀신님'(2015)
많은 이들이 2015년 최고의 드라마로 꼽는 작품. 그만큼 두 사람의 케미가 돋보였다. 조정석이 맡은 강선우는 <질투의 화신>과 비슷한 캐릭터로 자기 잘난 맛에 살며 그걸 자랑하는 것은 절대로 허세가 아니라고 말하는 허세 덩어리 스타 쉐프다. 그에게도 아픈 과거가 있다. 어릴 적부터 엄마의 부재, 왕따를 당했던 시절이 있었기에 "죄송합니다"를 입에 달고 사는 그녀에게 마음이 갈 수밖에 없었던 것.
특히 그녀를 위해 기타를 치며 노래를 하는 장면, 유학 가는 그녀가 보고 싶다며 눈물 흘리는 모습은 뭇 여성들에게 싱쿵을 넘어 심쿵쾅쿵쾅와르르쾅쾅하게 만들었다. 깊어가는 겨울밤, <오 나의 귀신님>의 OST이자 조정석의 자작곡인 'Gimme a Chocolate'를 들으며 달달한 꿈을 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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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대, 30대 우리의 이야기, '나의 사랑 나의 신부'(2014)
세월이 흘러도 클라스는 영원하다. 로맨틱 코미디의 시초라고 불리는 <나의 사랑 나의 신부>가 조정석, 신민아에 의해 리메이크되었다. 무려 24년 만이다. 당시 이 작품을 봤던 관객들은 어느덧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려 40~50대가 되었다. 당시 박중훈의 능청스러운 연기와 故최진실의 사랑스러운 매력을 기억하는 이들에게 풋풋한 향수가 될 작품이다. 개봉 당시 조정석이 아니었다면 '이만큼까지 맛깔스럽게 살리지 못했을 것'이라는 평가가 있었다. 신혼 초 눈만 마주치면 애정 표현을 하는 모습부터 '정말 저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티격태격 다투는 모습까지. 집 청소, 화장실 사용 등 생활 전반에서 사사건건 부딪치는 등 신민아와 발군의 호흡을 자랑한다. 연애와 결혼에 대해 현실적인 고민을 하고 있는 20대, 30대들에게 추천한다. '내 집 마련' 외에도 넘어야 할 산이 산더미지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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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사랑 나의 신부 : 영화/시리즈 > 한국영화 > 로맨스
# 뭐든 납득하게 만드는 납득이 '건축학개론'(2012)
조정석을 단숨에 스타덤에 올려준 작품. 만약 "누군가 조정석에 대해 묻거든 고개를 들어 '건축학개론'을 보라"고 과감하게 말할 수 있다. 사실 이 영화에 출연하기 전까지는 충무로가 아닌 뮤지컬 배우로 활약 중이었다. 2004년 <호두까기 인형>으로 데뷔, <그리스>, <헤드윅>, <올슉업> 등 굵직한 작품에서 날고 기던 그를 이용주 감독이 캐스팅한 것. 바로 여기서 인생캐릭터가 나왔다. 그가 영화에서 알려주는 '키스하는 법'은 너무 현실적이고 노골적이라 구성애 선생님도 울고 갈 정도. 이 작품으로 조정석은 '33회 청룡영화상'에서 신인 남우상을 수상했다. 덕분에 <관상>, <역린> 등 대작에 출연하는 탄탄대로로 이어졌다. 조정석의 패션, 표정 연기, 찌질함, 허세, 능청스러움 그 모든 게 잘 버무려진 캐릭터다. 아마 음식이었다면 미슐랭 별점 다섯 개를 받았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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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축학개론 : 영화/시리즈 > 한국영화 >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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