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2. 5. 18:52

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단다. 사람은 오죽하겠느냐. 수년간 신스틸러로 잔뼈가 굵은 조연 배우들은 카메라 앞에서 연기로 저글링을 한다는 얘기다. 외모 번듯한 흥행 보증수표만 주연하라는 법 있나? 연기파 배우들의 장점은 영화를 보는데 손인지 발인지 구분이 안가는 연기 때문에 심기가 불편할 일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기분이 꿀꿀할 땐 저예산 영화나 씬스틸러가 주연을 맡은 영화를 추천한다. 거대자본으로 3D를 덕지덕지 바른 헐리웃 대작 영화 같은 화려한 맛은 없어도, 건물을 폭파하거나 슈퍼카를 박살내는 통쾌함이 없어도 새우깡처럼 자꾸 손이 가는 그런 소소한 맛이 있잖아?



# 찌질한 연기 국가대표 선수 이주승의 <대결>

섹드립의 황제 신동엽이 아니다. 동명이인의 감독 영화다. <프로듀사>, <소셜포비아>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이주승이 단독 주연으로 나섰다. 형의 원수를 갚기 위해 취권을 연마한다는 귀여니도 울고 갈 법한 세상 유치한 내용. 하지만 액션이 꽤나 볼만하다. 중국에 견자단이 있고 태국에 토니쟈가 있다면 대한민국에는 김보성과 이주승이 있다. 


치고 박고 때리고 부수는 한국식 패싸움이 일품. 밖에서 이유 없이 맞고 온 날, 피씨방에서 돈 뜯긴 날, 엄마한테 등짝 맞은 날, 직장 상사한테 한소리 들은 날 감기약처럼 꼭 챙겨보길!

- 에디터 한줄 평 : 이주승의 찌질한 모습은 생활연기인지 진짜인지 구분이 안 간다. 그만큼 연기를 잘한다는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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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결 : 영화/시리즈 > 한국영화 > 액션



# 이천만 엄마를 대표하는 실전 엄마 연기, 박지영의 <범죄의 여왕>

<족구왕> 재미있게 본 사람이면 브라운관 앞으로 옵니다. 안재홍을 스타덤에 올려놨던 이요섭 감독이 다시 충무로에 나타났다. 기대없이 봤다가 너무 재미있어서 SNS에 올리고 그걸 보고 다른 사람들이 영화를 선택하는 현상(이라고 쓰고 ‘입소문’이라고 읽는다) 덕에 뒤늦게 관객이 몰린 영화. 손익분기점은 20만 명이었으나 안타깝게도 4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비운의 명작. 상대가 '아수라'였으니 이정도면 선방했다. 


수도세가 무려 120만원이 나온 것을 이상하게 여긴 한 어머니가 사건을 파헤치는 이상야릇한 스릴러물이다. 나이를 먹어도 너무나 섹시하고 예쁜 박지영 여사님의 강남 8학군 뺨치는 치맛바람 연기를 맛볼 수 있다.

- 에디터 한줄 평 : 우리 엄마를 보는 것 같아 영화가 끝나고 엄마한테 안부 전화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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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범보다 조금 모자란 친구들 류덕환 & 김동영 & 안재홍의 <위대한 소원>

누군가 '볼 만한 영화 추천 좀?' 하면 제일 먼저 소개해주는 영화. 소재부터 그걸 풀어나가는 방식이 코스트코의 채소보다 신선하다. 죽기 전에 꼭 한번 성관계를 맺고 싶은 시한부 청년 '고환'과 그걸 이뤄주기 위해 노력하는 친구들의 이야기. 웃프다는 게 이럴 때 쓰는 말인가 보다. 영화 내내 실소를 유발하는 어이없는 상황과 대사들이 마치 일본 영화를 보는 것 같다. 무엇보다 류덕환, 김동영, 안재홍 등 연기 구멍이 하나도 없다는 것도 효자손처럼 시원하게 영화를 볼 수 있는 있는 요소다. 


특히 안재홍이 여학생들에게 뺨을 맞는 장면은 두고두고 회자될 명장면. 간만에 배꼽을 잃어버렸다가 진공청소기로 다시 찾았다. 군더더기 없고 복잡한 삼각관계 없고 어이없는 반전도 없으니. 이 얼마나 한겨울의 동치미처럼 시원한 영화란 말인가. 

- 에디터 한줄 평 : ‘과연 나는 얼마나 순수하고 깨끗한 사람인가’ 생각해보니 그렇지 않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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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웃긴 줄만 알았더니 슬픈 연기를 더 잘하는 김인권 & 박철민의 <약장수>

대한민국 영화계에서 없어서는 안 될 두 감초가 주연으로 나섰다. 심지어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슬픈 내용이다. 아픈 딸의 치료비를 위해 어머니들에게 각종 건강식품과 생활용품을 파는 '떴다방'에서 일하는 현대판 약장수 이야기. 신입 약장수 김인권이 주인공이지만 영화의 마지막에는 사회 노년층의 외로움에 대해 그리고 있다.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 두루마리 휴지 두통을 쓰고 간밤에 쓰레기 분리수거를 하러 다녀왔을 정도로 오열했던 기억이 난다. 늘 코믹한 역할을 했던 박철민과 김인권의 색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래서 더 꼭 봐야하는 영화.

- 에디터 한줄 평 : 에르X스도 감히 명함을 내밀기가 부끄럽다는 명품 조연이란 게 바로 이런 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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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무로 연기파 조연배우들 총출동! 박원상 & 이경영 & 명계남 & 김의성의 <남영동1985>

이정도면 반칙이다. 충무로에서 침 좀 뱉는다는 연기파 조연들이 모조리 출연했다. 이정도면 조연계의 오션스일레븐. 아니 어벤저스, 아니 조연사이드스쿼드인가. 그럼 뭐 다른 영화는 주연만 나오라는 얘긴가? 이런 호화로운 캐스팅에 걸맞게 영화 내용 또한 살벌하다. 1985년 군부독재 시절 이야기. 지금 생각하면 브로콜리로 팥죽을 쑤는 것보다 더 어이없는 내용일지도 모르겠다. 있지도 않은 말을 지어내야만 했던 남영동 대공분실 고문의 현장. 그 생생한 모습이 영화에 그대로 담겼다. 


박원상이 아니었다면 그런 처참한 고문 연기를 해낼 수 있었을까? 이경영이 아니었다면 고문기술자가 그렇게 악랄하게 그려질 수 있었을까? 영화를 보고 나면 찝찝함이 남지만 결코 잊어서는 안 될 대한민국 현대사. 최근의 정치판을 보고 있자면 답답해서 가스 활명수를 먹어야 개운해진다는 분들에게 이 영화를 바친다.

- 에디터 한줄 평 : 20년이나 지났는데 변한 게 없는 것 같은 이 느낌은 기분 탓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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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했습니다. *

* 이 컨텐츠는 필진 '박한빛누리'님의 개인적인 관점에서 작성되었습니다.

SK브로드밴드의 입장과는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Posted by SK브로드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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