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2. 13. 11:39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 (링크)

[매 순간 즐기는 긍정 대마왕, 배우 조정석]

아주 그냥 흥(興)이 뚝뚝 떨어진다. 사진촬영이 시작되자 조정석, 제 안의 흥의 끝을 보여주겠다는 듯 엉뚱한 포즈를 연이어 붙여낸다. 지켜보는 스태프들은 배꼽 잡고 웃기 바쁜데 정작 그는 ‘난 아무것도 모르겠는데?’라는 ‘순진한’ 표정이다. 시치미 떼기의 속사정은 이러했다. “사진촬영을 정말 못한다. ‘연기하는 중’이라 상상하며 찍을 뿐. (웃음)” 그는 스스로 “낙천주의적” 인간이라 말하며 “한 번뿐인 인생, 즐겁게 살자”고 한다. 그러니 이왕 해야 할 일 최대한 즐기며 하는 게 몸에 뱄다. 긍정의 조정석이다.



# 함박 웃음과 눈물 한 방울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 (링크)

<형>은 조정석 안에 들끓는 유쾌한 흥을 자극한 작품이다. 그가 맡은 고두식은 사기 전과 10범에 입도 거칠고 하나뿐인 동생 두영(도경수)도 막대하는 “양아치”다. 사고로 시력을 잃은 두영과 오랜만에 재회하나 두식은 아픈 가족사를 생각하면 두영이 그저 밉다. 배배 꼬인 이들 형제 사이에도 서서히 형제애가 틈입하며 두식 역시 변해간다. “두식은 미운 행동을 골라가며 하는데 밉지 않은 캐릭터다. 그런 사람이 정말 예쁘잖나. 드라마 <질투의 화신>의 이화신도 그렇고 매 작품 내가 추구하는 캐릭터의 스타일이 그렇다. 미운데 한번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는 인물.” 두식은 촐싹대고 철없다는 면에서는 <건축학 개론>(2012)의 ‘납뜩이’와 한 카테고리에 넣을 수 있다. “내 안의 흥과 발랄함을 끄집어내준 캐릭터가 납뜩이다. 오랜만에 그 모습을 보고 싶어 하는 팬들에게는 두식이가 꽤 반가울 것이다. 어떤 장면에서는 납뜩이를 떠올릴 수 있겠다 싶게 연기했다. 납뜩이에 대한 오마주처럼. (웃음)”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 (링크)

많은 이들이 그가 웃음에 관대하고 코믹물에 각별한 애정이 있을 거라 짐작한다. 실제론 어떨까. “잡식성이다. 시나리오만 재밌으면 장르는 가리지 않는다. 다만 그 재미가 대중으로부터 너무 멀리 떨어져 있으면 곤란하다. 문화예술을 한다는 건 대중과 공감하는 건데 그게 안 되면 뭔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거다. 희로애락, 오욕칠정을 표현하되 ‘웃픈’ 감정처럼 새로운 감정을 일깨우는 연기를 하고 싶다. <질투의 화신>만 해도 클리셰를 파괴한 독특한 면이 있지 않았나. 그런 작품이 대중에게 어느 정도 인정받았고 내 선택이 통했다는 게 기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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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게 연기하는 그의 연기에는 리듬감이 살아 있다. 들고 나는 호흡 막간을 조율하고, 일부러 말끝을 흐리거나 눈빛뿐 아니라 목소리의 떨림으로 템포를 조정해 상대 배우·관객과 밀당한다. “연기할 때 ‘몸을 잘 쓴다’는 얘길 종종 듣는다. 대학 때 신체훈련 동아리를 했는데 그때부터 ‘배우는 온몸이 무기가 돼야 한다’고 생각해왔다. 연기는 긴장과 이완의 울퉁불퉁한 조합의 연속인데 이완이 정말 어렵다. 한 격투기 선수가 ‘스피드와 정확도가 파워를 이길 수 있다’고 했다. 힘 있는 연기 안에서 치고 빠지는 변수를 둬 연기의 재미를 더하고 싶다.”



# 변신은 내 운명

조정석에게 2016년은 “운수대통의 해”로 기억될 것 같다.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청춘 ICELAND>를 시작으로 10년 만에 다시 오른 뮤지컬 <헤드윅>에 이어 영화 <시간이탈자>와 드라마 <질투의 화신>까지 순항이다. 누군가는 조정석 이름 앞에 ‘대세’라는 말을 붙이기도 한다. “칭찬받았다고 어깨가 올라갈 필요도, 잘못을 지적받았다고 실망할 필요도 없다. 하던 대로 할 일을 계속하면 된다. 그래도 그런 수식어는 감사하다.” 오히려 열을 내야 할 건 자신을 다잡는 데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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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는 감정 노동을 하다보니 (가슴을 어루만지며) 여기가 제일 중요하다. 여기가 망가지면 정신도 망가진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게 중요하다.” 조정석 역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과제에서 자유롭지는 않다. “늘 변신을 생각한다. 배우로서 그런 욕심은 절대 놓아서는 안 될 욕심이다. 도전하고 시도하는 힘이니까.” 2017년도 계획표를 짜기 앞서 그는 잠시 숨 고르기를 한다. “자세히 보면 나도 이곳저곳 상한 곳이 많다. (웃음) 건강검진도 받고 여행도 가야지. 숨 한번 크게 쉬고 쉼표 한번 찍고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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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작품 도전하는 믿음직한 신예, 도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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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석이 분위기를 띄우면 도경수는 조용조용 맞춘다. 도경수의 리액션은 화려하거나 요란하지 않다. 그저 진심으로 웃고 자연스럽게 반응할 뿐이다. <형>에서 두 사람 모습도 이와 비슷하다. 조정석은 영화 내내 훨훨 날아다닌다. 반면 도경수는 차분히 영화의 핵심 정서를 운반한다. <형>은 공격형 플레이어 조정석과 수비형 플레이어 도경수가 멋지게 조화를 이루는 영화다. 그런데 정작 도경수는 “주연배우”라는 타이틀을 어색해했다. “<형>은 정석이 형의 영화가 아닌가 싶다. 실제로 현장에서도 형을 많이 의지하고 따랐다. 나는 그저 행복하게 현장을 경험하고 연기를 배워갔다.” 인터뷰 도중 도경수가 자주 입에 올린 단어는 ‘공부’였다. 데뷔작 <카트>(2014)와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2014)를 찍을 때만 하더라도 “눈앞이 새하얘질 정도로 긴장했다”는 도경수는 자신의 세 번째 영화 <형>에 이른 지금 현장이 즐겁고 재미난 곳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 배우고 익히니 즐겁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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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배움은 <형>에서도 계속된다. <형>은 도전할 것이 많은 작품이었다. 국가대표 유도선수 고두영은 리우올림픽 선발전을 치르던 중 사고를 당해 시력을 잃고, 사기꾼 형 두식(조정석)과 원치 않는 동거까지 하게 된다. 세상에 대한 분노와 형에 대한 원망으로 두영은 마음의 문을 굳게 걸어잠근다. 기술적으로도 감정적으로도 쉽지 않은 캐릭터라는 점이 오히려 도경수의 도전정신을 자극했다. “매 작품이 그랬지만,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두영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었다. 시각장애인의 모습을 표현하는 데 힘든 지점도 있고 다양한 감정을 품고있는 친구라서 쉽지 않겠지만 이 캐릭터를 연기하면 한층 공부가 되겠다고 생각했다.” 우선 국가대표 유도선수로 거듭나기 위해 틈날 때마다 유도 연습과 웨이트트레이닝을 병행했다. “운동도 싫어하고 몸에서 땀나는 것도 싫어한다”는 그가 식단을 조절해가며 몸집을 키웠다. 유도선수의 자연스러운 실루엣, 국가대표의 자연스러운 폼을 위해서였다. “그때 질리도록 운동을 해서 <형> 이후로 운동을 딱 끊었다”고 하니 얼마나 독하게 <형>에 매달렸을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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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도전은 앞을 보지 못하는 인물이 되는 것이었다. “시력을 상실한 사람들의 상황을 감히 내가 50%나 공감할 수 있을까. 그럴 수 없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해야 되나 걱정이 컸다.” 도경수는 완전한 어둠을 체험해보는 프로그램 ‘어둠속의 대화’에 참여해 조금이나마 시각이 아닌 다른 감각에 의지하는 경험을 했다고 한다. 알 파치노가 시각장애인으로 등장하는 <여인의 향기>(1992) 역시 찾아봤다. “알 파치노의 연기를 보고서 나는 (연기) 그만해야겠구나 싶었다. (웃음) 한편으로, 연기에 정답은 없는 것 같다. 나만의 방법으로 두영에게 몰입했다. 그러다보니 어느 순간 두영이가 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후반부 클라이맥스 장면에선 형 목소리를 듣는데 너무 아프고 슬퍼서 저절로 눈물이 났다. 그때 내가 두영에게 깊게 몰입했다는 걸 느꼈다.”



# 연기와 음악, 모두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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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서 도경수는 어떤 동생일까. “든든한 동생? (웃음) 집에서건 어디서건 약한 모습은 잘 보여주지 않으려 한다. 어리광 피우는 것도 싫어하고. 철이 일찍 든 건 아닌데, 그래도 부모님 말씀 들어보면 어릴 때부터 잘 안 울고 떼도 안썼다고 한다.” 배우로서 또 아이돌 EXO의 멤버로서 부족한 시간을 쪼개고 쪼개 살인적 스케줄을 소화하는 게 힘들 법도 한데 도경수는 그것을 자신이 감당해야 할 당연한 몫인 것처럼 얘기했다. “내가 재밌어서 하는 일이니까 나머지 것들을 희생해서라도 열심히 하려고 한다. 연기와 노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싶다, 진심으로.” 순수가 그렁그렁 맺힌 두 눈 때문인지 유독 10대 소년 역할을 자주 맡았고, 그래서인지 마냥 동생 같은 느낌이던 도경수는 이미 의젓한 청년이다. <형> 이후 영화 <신과 함께>와 웹드라마 <긍정이 체질> 촬영을 이어간 도경수는 2017년에도 변함없이 바쁠 예정이다. EXO 활동도 물론이다. 무대에서건 스크린에서건 도경수의 존재감은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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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했습니다. *

* 본 포스팅의 원본 글은 B tv 매거진 1월호(링크)에서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


Posted by SK브로드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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