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미씽나인’이 인기다. 세상 제일 진부하면서도 스테디 셀러로 통하는 발상. ‘만약 무인도에 갇힌다면 어떨까?’ 이게 참 아이러니 하다. 뻔한 줄거리. 그래서 결말이 보이는데 재미있다. ‘로스트’도 그랬고 ‘크크섬의 비밀’도 그랬다. 물론 이번 ‘미씽나인’ 역시 쫀쫀한 긴장감과 탄력있는 스토리로 보는 내내 솜털까지 곤두선다. 무인도를 소재로 한 작품은 거의 비슷하다. 인간이 극한의 상황까지 몰렸을 때 어떤 모습을 보여주는지. 제약된 공간에서의의 우정, 사랑, 배신. 그 모습을 지켜보는 게 왜 이렇게 쏠쏠한 걸까. 이래서 성악설이라는 말이 있는가 싶다. 아무튼 그래서 찾아봤다. 인간이 무인도에 갇힌 영화들.
# 축구 대표팀도 살아남기 힘든 섬, '얼라이브 2015'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 (링크)
영화 제목은 2015인데 2014년도 영화라는 게 함정. 이번엔 무인도에 갇힌 미국 축구대표팀 이야기다. 전작 ‘얼라이브’는 1972년 안데스 산맥에 갇혔던 이들의 이야기를 다뤘다면 이번에는 그것의 2015년 버전이다. 월드컵에서 미국이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승리하고 난 뒤에 비행기가 추락한다는 전개부터 말이 안 되지만 어쨌든 영화는 원작의 위엄을 적당하게 훼손하면서(그만큼 원작만 못하단 얘기) 줄거리를 풀어 나간다. 브라질을 바를 정도로 팀워크가 끝내줬던 이들이 극한의 상황에서 조금씩 무너진다. 식량과 물은 바닥나고 상어, 게다가 일본군이 심어둔 지뢰까지. 이건 뭐 친한 친구라도 의절할 상황에 직면이다. 그래서 결국 싸움까지 이어진다. 갈등의 최고조까지 올라간 상황. 어떻게 화해하는지는 영화를 통해서 볼 수 있다. 사담을 하자면 슬림 역을 맡은 네이트 파커가 이 줄거리를 생각해냈고 직접 각본가를 구한 뒤 제작비 마련을 위해 직접 티저 영상까지 연출했다는 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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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인도 영화는 아니지만 '라이프 오브 파이'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 (링크)
무인도 영화는 아니지만 이런 기회 아니면 언제 소개하나 싶어 리스트에 올린다. 어쨌든 무인도가 영화 중반부에 나오므로 무인도 영화로 인정해주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작품. 구명선에서 227일간 뱅골호랑이와 함께했던 인도 소년의 이야기를 다뤘다. 캐나다로 이민을 가다가 폭풍우를 만나 구명보트에 호랑이, 오랑우탄, 하이에나, 얼룩말과 남겨진 한 소년. 결국 다 죽고 호랑이와 단 둘이 남게 된다. 호랑이에게 잡혀 먹혔는지 호랑이 가죽을 벗겨 먹었는지는 영화를 보면 알 수 있다. 3D 기술도 환상적이다. 입이 떡 벌어져 턱이 빠질 지경.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감독상, 촬영상, 시각효과상, 음악상을 휩쓸며 상을 자루에 퍼 담았다. 결론적으로 영화는 참 재미지니까 꼭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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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보다 재미있는 영화 '김씨 표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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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하게 재미있는데 포스터가 별로였는지 제목이 별로였는지 흥행에는 실패한 영화. 아무래도 둘 다 영향을 끼치지 않았을까. 자살하려다가 한강의 섬에 갇히게 된 남자. 휴대폰은 고장났고 구조 요청은 소용이 없다. 서울 한복판의 밤섬. 수영으로 갈 수 있을 법한 곳에 갇히게 된 것. 구조요청을 보냈으나 답변이 없고, 그냥 살기로 결심한다. 살다보니 이것도 살만하다. 먹을 것도 있고 이래저래 간섭하는 사람도 없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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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중 달 사진을 찍기 위해 밖에 나온 한 여성이 섬에 ‘HELP’라고 쓰여진 것을 본다. 외계인의 신호라고 착각한 그녀가 쪽지를 적어 와인병에 담아 던지며 두 사람은 소통하게 된다. 섬 생활에 만족할 때 즈음, 결국 밤섬의 쓰레기를 치우기 위해 파견된 공무원에게 쫓겨나는 정재영. 두 사람이 이뤄지는지는 영화를 보면 알 수 있다. 영화 시나리오가 중,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릴만큼 표현력이 아름다운 영화. 현대 사회의 각박함과 히키코모리를 우회적으로 잔잔하게 다룬 영화. 상황버섯처럼 진짜 좋은 영화인데, 왜 입소문이 안 났을까? 어찌 그래쓰까. 왜 그래쓰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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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작비가 10억보다 많이 든 영화 '10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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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알짝 부족한 한국판 ‘헝거게임’. 근데 재미는 있다. 인터넷 방송국 주최로 10억 상금 서바이벌 게임쇼에 8명의 참가자가 초대된다. 바다, 사막, 밀림, 강에서 생존해야 하는 육지속의 무인도. 마지막 한명이 남아야 끝난다. 단순하게 10억을 받기 위해 참가한 사람들. 근데 사람들이 죽어나가네? 단순 게임이 아니라는 생각에 기권하려 하지만 그것도 쉽지 않다. 총 참가자 10명중 9명은 몰살되고 한명의 생존자는 기억상실. 대체 그 안에선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영화 러닝타임 114분 뒤에 알 수 있다. 영화 전개나 사건의 개연성이 다소 밋밋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재미는 있다. 타임킬링용으로 나쁘지 않음. 촬영지인 호주의 퍼스(Perth)섬은 촬영 허가 절차가 까다로워 한달만에 100여명의 스태프들과 촬영했다는 후문. 에디터에게 10억을 준다면 할 수 있을까? 넵. 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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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스트 어웨이'를 보지 않았다면 무인도 영화를 논하지 말라
무인도 영화의 개념원리. 수학의 정석. 기초 성문법 같은 존재. 무인도 영화는 ‘캐스트 어웨이’ 전과 후로 나뉜다고 할 정도로 영화사에 한 획을 그었다. 비행기 추락으로 4년 동안 무인도에 갇혔던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다뤘다. 생존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 무인도를 탈출하지 않았더라도 거기서 80세까지 장수하며 살았을 듯. 불시착 후 섬을 한 바퀴 돌아보고 깨닫는다. ‘나밖에 없네. X됐다.’ 결국 그는 어떻게든 살아가기로 결심한다. 배구공에 머리를 심고 눈을 그려넣어 ‘윌슨’이라는 이름을 붙인다. 말동무는 필요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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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을 피우고 낚시와 사냥으로 먹거리를 구한다. 이래저래 살집도 꾸미니 살만하다. 그렇게 4년 반을 무인도에서 보낸 뒤 기적적으로 탈출에 성공한다. 하지만 4년 만에 돌아온 세상은 차갑기만 하다. 삶의 원동력이었던 여자친구는 다른 남자의 아내가 되어있다. 애까지 있다. 친구들 역시 그가 죽었다고 생각했기에 썩 반기는 것 같지도 않다. 이러려고 탈출했나 자괴감이 든다. 어쩌면 현실보다 무인도보다 나았을지도. 개인적으로는 영화 마지막 장면을 명장면으로 꼽고 싶다. ‘결국 내 인생은 내가 결정한다’는 뻔한 교훈 때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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