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독 중 컬트의 제왕을 꼽으라면 마치 공식처럼 떠오르는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데이비드 린치'입니다 컬트뿐만 아니라 무의식이 지배하는 꿈의 영역을 영화로 끌어들인 현존 최고의 감독으로 평가되고 있는 그는 1986년 영화 <블루 벨벳>을 통해 황금기를 열었습니다. 이후, <광란의 사랑>, <로스트 하이웨이>, <멀홀랜드 드라이브>는 물론 90년대 최고의 드라마 중 하나로 손꼽히는 <트윈픽스>를 탄생시키며 거장이라는 칭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오늘은 걸작임에는 분명하지만 단번에 이해하긴 힘든, 난해한 그의 영화를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 블루벨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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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작은 도시에 사는 순수한 남학생 제프리(카일 맥라클라)는 산책 중 잘린 귀를 발견하고 신고합니다. 사건의 용의자로는 블루벨벳을 노래하는 매력적인 도로시(이사벨라 로셀리니). 제프리는 살인자일지도 모르는 그녀에게 묘한 끌림, 호기심이 생기게 되죠. 어느 날, 그녀의 아파트 옷장에 몰래 숨어들게 된 제프리는 그곳에서 충격적인 사건을 목격하게 됩니다.
시대를 앞서간 걸작, 마스터피스로 불리는 영화 <블루벨벳>. 이 영화는 오프닝부터 이목을 끕니다. 누가 봐도 이상적인 중산층 마을, 나이 든 한 남자가 가슴을 움켜잡고 바닥에 쓰러지며 쉴 새 없이 물이 나오고, 이후 카메라는 숲으로 들어가 벌레가 들끓는 풍경을 응시합니다. 데이비드 린치가 그리려는 세계의 축도를 요약한 장면이 아닐까 싶은데요.
제목만 놓고 보면 달콤한 사랑 이야기일 것 같은 이 작품은 프랭크와 도로시의 미스터리함으로 가득 차있습니다. 두 인물을 바라보는 제프리 자신이 보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알지 못합니다. 관객들은 제프리와 함께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죠. 하지만 순수한 청년이 영화 속에 깔려있는 난폭한 세계를 목도하고 성장하게 되는 한 편의 성장 영화라는 눈으로 함께 감상하다 보면 이 작품이 그리 어렵게만 느껴지진 않을 것 같습니다. 또한. 제프리가 목격한 잘린 귀만 봐도 이 작품은 시각으로 전해지는 정보보단 청각을 중요시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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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멀홀랜드 드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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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홀랜드 드라이브'라고 불리는 도로에서 발생한 사고로 기억상실증에 걸려버린 리타(로라 해링)은 한 빌라에 숨어듭니다. 한편, 할리우드에서 스타가 되기 위해 LA로 입성하게 된 베티(나오미 왓츠)는 이모의 집에서 숨어있는 리타를 발견합니다. 어떤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베타는 자신에게 중요했던 캐스팅을 위한 감독과의 미팅까지 제쳐놓고 베티의 기억을 찾기 위한 여정에 동참하게 됩니다. 결국 그녀에게 유일하게 남아있는 기억의 단서 ‘다이안’이라는 인물을 찾아 나섭니다.
BBC는 데이비드 린치의 2001년작 <멀홀랜드 드라이브>를 21세기 최고의 영화로 선정했습니다. 수 없는 파편으로 나뉘어 영화 속에서 흩날리는 단서나 벨벳 컬러의 연출들이 다소 난해할 수밖에 없지만, 그런 모든 것을 차치하고서라도 이 영화에는 관객들을 중독시켜 버리고 마는 분명한 매력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우리가 <멀홀랜드 드라이브>를 감상할 때는 영화에 깔린 의미가 아닌, 의미와 의미 사이를 엮는 실이나 틀에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멀홀랜드 드라이브> 최고의 논쟁거리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두 지점의 충돌’입니다. 러닝타임의 70% 정도를 차지하는 전반부와 나머지 후반부를 보면 나오미 왓츠가 연기하는 캐릭터의 이름이 달라져 관객들은 혼란에 빠질 수 있습니다. 그에 대한 해석이야 사람마다 다를 수밖에 없지만 어쩌면 전반부는 후반부 다이아나의 열등감이 만들어 낸 상상력의 결과 혹은 작가가 창조해 낸 상상과 현실의 이야기는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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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만 놓고 보면 혼란스럽고 난해한 데이비드 린치의 영화들. 하지만 ‘컬트의 제왕’이나 ‘BBC가 뽑은 21세기 최고의 영화를 만든 감독’ 과 같은 수식어로 설명하기에는 부족한, 그 이상의 매력이 있는 감독 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린 이상한 나라의 데이비드 린치의 영화 <블루벨벳>, <멀홀랜드 드라이브> 모두 B tv에서 시청할 수 있으니 이번 주말엔 데이비드 린치의 영화를 감상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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