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으로 알려져 있는 맥베스. 왕에게 신임을 받았던 스코틀랜드의 장군 맥베스가 서서히 타락하고 파멸하는 과정을 묘사한 작품인데요.
오늘은 셰익스피어 원작의 향취 그대로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맥베스>와 러시아에서 태어난 또 다른 버전의 <레이디 맥베스>, 두 편의 영화를 통해 맥베스의 두 얼굴, 그 서늘한 비극 안으로 입성해 보겠습니다.
# 맥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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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돌아오는 길에 마녀들로부터 왕위에 오를 것이라는 예언을 듣게 된 후부터 맥베스는 걷잡을 수 없는 욕망에 휩싸이게 됩니다. 아내마저 그를 달콤한 유혹으로 밀어붙이며 결국 그는 자신을 믿어주는 왕을 배신하고 왕좌에 오르기로 결심합니다.
2015년 개봉한 마이클 패스벤더의 <맥베스>는 강렬한 연출을 통해 왕의 신임을 받았던 맥베스가 왜 광기에 휩싸이게 되었는지를 매우 효과적으로 묘사합니다.
특히 자연의 경관은 지나치게 멀어 보이는 "익스트림 롱 쇼트"를 통해 최대한 광활하게 담아내는 반면, 인물의 묘사는 카메라를 밀착시킨 "클로즈업"을 통해 매우 힘 있는 미장센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 익스트림 롱쇼트 : 아주 멀리서 넓은 지역을 묘사한 장면. 건물 옥상 혹은 헬리콥터 위에서 촬영한다
* 클로즈업 : 피사체에 가까이 접근해 찍은 장면. 대개 피사체를 화면 가득 포착한 장면을 지칭
또한 원작에서 영웅으로 묘사된 원작과는 달리 영화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가진 전쟁 영웅처럼 묘사합니다. 마치 전쟁의 상흔에 시달리는 상처 가득한 병사 같은 맥베스의 모습을 통해 상실감과 결핍 등으로 인물들을 해석했다는 점이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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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디 맥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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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에게 모든 자유를 빼앗겨 버리고 만 캐서린은 어느 날, 명령에 복종하지 않는 하인으로 인해 변해가기 시작합니다. 자신의 발목을 잡고 있었던 모든 금기를 깨고 욕망에 따르기 시작합니다.
앞서 소개한 영화 <맥베스>가 원작을 그대로 이식하는데 주력했다면 러시아에서 태어난 영화 <레이디 맥베스>는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비극인 맥베스의 설정을 러시아의 상황에 맞게 녹여낸 독특한 매력을 가진 작품입니다. 맥베스뿐만이 아닌 에밀리 브론테의 1847년 소설인 폭풍의 언덕을 합쳐놓은 것처럼 초반 영화는 커다란 저택에서 남편의 종속되어 한없이 힘없었던 여성 캐서린이 중후반으로 갈수록 본능에 몸을 맡기며 격정적으로 진행됩니다.
영화의 연출도 좋지만, 확실히 이 영화는 주인공 캐서린을 열연한 '플로렌스 퓨'의 힘이 전반적으로 작품의 가장 큰 힘을 발휘하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해맑지만 때론 차갑고, 어느 순간엔 권태로웠던 그녀가 냉정한 표정을 내비치며 천의 얼굴을 드러내기에 이릅니다. 별다른 음악 없이도, 힘 있는 대사 없이도 계속해서 영화가 몰입함을 유지했던 것도 역시 배우들의 열연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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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은 물론,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이는 두 편의 영화는 원작에 충실하면서도 각색과 연출을 통해 충분히 명작 반열에 오르기 충분했습니다.
맥베스의 설정을 가져와 러시아의 시대상에 녹인 레이디 맥베스까지, 같은 작품에서 태어난 서로 다른 두 맥베스의 얼굴을 오늘 B tv에서 감상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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