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소개해드린 영화당 112화에서는 좀비 블록버스터라는 주제로 <부산행>과 <월드워Z>를 소개해드렸습니다.
좀비 장르와 블록버스터의 만남으로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두 편의 영화를 재미있게 즐기셨기 바랍니다.
오늘 영화당 113회에서는 마치 이란성 쌍둥이처럼 느껴지는 이 두 편의 영화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라고 알고 있을, 일제강점기 시대에서 제국주의에 맞서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독립을 위해 싸웠던 윤동주와 박열.
어두웠던 시대를 걸어왔던 두 인물이 [왕의 남자], 이준익 감독에 의해 영화로 제작되었는데요.
내면을 성찰하는 정(靜)같은 영화 <동주>와 온몸을 던져 겪어내는 동(動) 같았던 영화 <박열>을 지금부터 감상해보시죠
#동주 (2016)
이름도, 언어도, 꿈도, 모든 것이 허락되지 않았던 일제강점기에 한 집에서 태어나고 자란 동갑내기 윤동주와 송몽규.
영화 동주는 일본 유학 길에 오른 친구이자 라이벌이었던 두 사람의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그린 이준익감독의 작품입니다.
영화는 우리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시인 윤동주와 함께 자라났지만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는 송몽규, 두 사람의 발자취를 따릅니다.
두 주인공은 한 집에서 자라나고 태어난 마치 쌍둥이 같으면서도 서로 다른 성향을 보입니다.
윤동주가 시를 쓰며 시대의 비극에 아파했다면, 송몽규는 총으로 독립운동에 매진하며 시인의 서로 다른 측면을 보여주는데요.
강하늘, 박정민은 다른 방식의 같은 연기를 통해 신인이지만 훌륭하고 치밀한 연기를 보여줍니다.
주연배우의 좋은 연기, 그리고 시나리오 못지않게 영화를 보고 있으면 두 가지의 특징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바로 작품 곳곳에 들어가는 "시(詩)". 그리고 "흑백화면"일 텐데요.
마치 윤동주 시인이 직접 자신의 시를 낭송하는 것 같은 방식으로 무려 13편의 시를 낭송하는데 영화에서 금기지 되는 것 같은 문학적인 방법을 다른 한편으로 극대화해서 영화에 잘 어울리는 영화적 방식을 차용해낸 경우로 볼 수 있습니다.
영화가 흑백으로 촬영된 이유는 의외로 감성적인 이유에서 착안된 것이 아닌 최대 적정 제작비 5억 원을 책정하고, 그 예산 안에서 캐스팅부터 모든 것을 조율해 흥행에 성공하는 이준익 감독안에 제작자 마인드가 발동했다 봐도 과언이 아닐 텐데요.
영화 제작의 한계를 극복한 매우 흥미로운 방식이 아닐까 싶습니다.
#박열 (2017)
1932년 일어난 관동대지진으로 6천여 명의 조선인이 학살됩니다.
일본은 이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당시 항일운동을 하던 조선 청년 박열을 대역사건의 배후로 지목됩니다.
결국 박열은 동료이자 연인인 가네코 후미코와 황태자 암살 계획을 자백하고 역사적 재판을 시작합니다.
일제강점기 시대를 배경으로 했지만 같은 감독의 작품이라고 하기엔 분위기가 달라도, 너무나도 다른 영화 [박열]입니다.
영화 [동주]가 내면을 성찰했다면 다음 해 개봉한 영화 [박열]은 붉은색의 강렬한 포스터 속 문구가 암시한 것처럼 매우 강렬하고 거침없이 온몸을 던져 돌진하는 행동주의자 박열을 에너지를 보여줍니다.
이런 힘 있는 연출을 보여주기 위해 흑백 영화가 아닌 일반적인 형식으로 영화를 촬영했고, 이는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순진한 면모도 있지만 뜨거운 신념에서 미친 듯 돌파해 나가는 박열의 개성 있는 캐릭터를 보여주는데 효과적으로 작용했습니다.
그리고 작품 속에서 주인공 박열만큼이나 인상적이었던 캐릭터는 바로 그의 아내 가네코 후미코입니다.
이동진 영화평론가는 그녀를 지난 몇 년간 한국 영화 중 가장 주체적이고 멋진 여성 캐릭터로 평하기도 했는데요.
그녀는 단순 혁명가를 남편으로 둔 아내로써 그저 내조하는 여성이 아닌 뛰어난 아내인 동시에 뛰어난 아나키스트로써 자기 몫을 해내는 인물입니다.
여담으로 가네코 후미코를 연기한 배우 최희서는 2017년 대종상 역사상 최초로 신인여우상과 여우주연상을 동시에 수상했으며, 청룡영화상 등 8개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받아 말 그대로 신인상을 휩쓸었으니 연기력은 따로 언급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어두운 상황에서도 밝고 쾌활하며 당당한 인물들 때문에 영화를 보면서 재미와 감동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얻을 수 있는 작품이니 B tv에서 꼭 시청해 보시기 바랍니다.
일제강점기라는 동시대를 걸었던 윤동주와 박열, 비슷할 것 같지만 전혀 다른 스타일을 통해 전혀 다른 매력이 자리 잡고 있는 작품이니 이번 주말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영화당 113화에서 소개해드린 이준익 감독의 영화 <동주>, <박열> 모두 B tv에서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
■ '영화당' B tv 메뉴 위치
영화/시리즈 > 테마추천관 > 이동진, 김중혁의 영화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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