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이동진, 김중혁의 '영화당' 116회. 일제강점기 배경의 두 대작 (밀정, 암살)

Contents/콘텐츠 추천

by SK브로드밴드 2018. 7. 30. 20:10

본문

지난주 영화당 115회에서는 영화의 처음과 끝이 반복되는 순환구조의 연출을 통해 절망적 이야기를 담아냈던 <인사이드 르윈>과 <마더!> 두 편의 영화를 소개해드렸습니다.

두 작품의 반복된 장면에 대해 여러분은 어떤 해석으로 읽어나가셨나요?


오늘 116회 영화당에서는 곧 다가올 광복절을 앞두고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두 대작 <밀정>과 <암살>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역사를 다룬 블록버스터라는 특징 외에도 두 작품은 많은 부분이 닮아있는데요. 특히나 의열단의 이야기를 다뤘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의열단을 이끌던 인물인 김원봉을 <밀정>에서는 이병헌이 ‘정채산’이라는 가상의 인물을 통해 전달했고, <암살>에서는 실명으로 조승우가 역할을 맡았습니다. 

시대적 배경이 같은 만큼 공통점이 많은 두 작품이지만 <밀정>을 만든 김지운 감독이 “<암살>이 outgoing 하는 영화라면 <밀정>은 ingoing 하는 영화다.”라고 표현했을 정도로 스타일이 상반되기도 합니다.


#밀정 (2016)

<밀정>은 혼란스러웠던 1923년, 실제 있었던 ‘황옥 경부 폭탄 사건’을 배경으로 하여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조선인이면서 일제 고등경찰로 근무하던 ‘황옥’이란 실제 인물을 송강호가 연기하는 ‘이정출’이란 인물로 나타냈는데요. 

이정출은 경무국 부장의 지시로 의열단에 접근하여 그들이 상하이에서 경성으로 폭탄을 옮기는 과정에 함께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기존 의도대로 의열단을 색출할 것인지, 마음이 바뀌어 의열단 편에 서서 독립에 기여하게 될 것인지 두 가지 선택지 사이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를 다루는 이야기입니다.

이미 헐리웃에서까지 그 연출력을 인정받은 김지운 감독의 작품이기에 그만의 스타일을 찾으며 관람하는 재미도 있는데요.


연출적 특징이 두드러지는 대표적인 시퀀스는 기차 안과 역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장면들입니다. 

기차라는 좁은 공간 안에서 등장인물들은 한 곳에 뭉치지 못하고 계속해서 유영합니다. 그러다가 기차 안에서의 중요한 한 사건이 마무리되는 순간, 모든 핵심인물이 한 칸 안에 모여 극적인 일을 겪게 됩니다. 

또, 그러한 와중에도 독립운동가인 김우진(공유)은 직선으로 기차 칸 사이를 오가는 반면 이정출은 계속 기차 안 어딘가를 기웃거리고 방황하는 사람처럼 묘사됩니다. 

이는 시간과 역사 앞에 김우진은 당당한 사람이고 이정출은 일제 경찰로 근무하며 지게 된 빚이 있는 인물이라는 것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동선입니다.


이러한 연출은 기차역에 도착하는 순간 정반대로 전개됩니다. 

좁은 개찰구를 통과해 나간 인물들이 기차역이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 좁은 간격으로 자리하다가 경찰의 시선을 빼앗기 위해 발사한 연계순(한지민)의 총성으로 인해 모든 인물이 흩어지게 됩니다. 

즉, 기차 안에서의 동선이 이야기 전개에 따라 응집되어 폭발한다면 기차역에서는 흩어지며 발산하는 것입니다.


<밀정>은 김지운 감독 특유의 서늘함과 수난의 역사를 다룬 시대극이기 때문에 관객들이 가질 수밖에 없는 감정적 뜨거움이 맞부딪히며 묘한 모순을 보여주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스릴러로 주목받은 감독답게 서스펜스와 미스터리의 장르적 특징을 잘 살려내어 전반적으로 어둡고 무거운 톤을 유지해 나갑니다. 

하지만 이를 마지막까지 확대하지는 않는데요. 이정출이라는 인물을 통해 전달하고자 한 1920년대라는 시대가 직면할 수밖에 없는 운명을 관객에게 직관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감독의 의도로 보여집니다.


■ <밀정> B tv 메뉴 위치

영화/시리즈 > 영화 전체보기 > 가나다 찾기 > 마


#암살 (2015)

<암살>은 <밀정>보다 조금 더 뒤인 1933년부터 광복 후의 이야기를 담아낸 영화입니다. 1933년,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일본에 노출되지 않은 세 사람인 안옥윤, 속사포, 황덕삼을 친일파와 일본의 밀정을 처단하는 작전에 투입하게 됩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암살단과 그들을 쫓는 청부살인업자를 둘러싼 예측할 수 없는 암살 작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최동훈 감독의 전작 <도둑들>처럼 이야기의 축을 3명의 인물로 설정하여 전개해나가는데요. 

주인공인 안옥윤(전지현)은 민족주의자이면서 동시에 이상주의자로서, 본인이 하는 일이 결과적으로 목적을 이루지 못하더라도 계속해서 독립을 위해 일해야 한다는 열정적인 캐릭터입니다. 

하와이 피스톨(하정우)는 독립에 대해 냉소적인 현실주의자였지만 안옥윤을 만난 이후 영화 중반부터 변화하는 유일한 인물입니다. 

염석진(이정재)은 여러 번 목숨을 걸 정도로 열정적인 독립운동가였지만 결국에는 변절해버린 민족의 배신자입니다. 

이 세 인물이 당대 독립운동을 둘러싼 입장들을 대변하는 캐릭터로 이들을 통해 당시의 풍경을 담아냈습니다.


<암살>의 또 다른 연출적 특징은 친일파가 당시 어떤 맥락으로 민족을 저버리게 되었는지 그 목소리를 담고 있다는 점입니다. 일반적으로 일제강점기를 다룬 작품들은 친일파를 단순히 평면적이고 절대적인 악인으로 설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암살>은 친일파 중에서도 두 가지 인물의 입장을 각각 보여줍니다. 

극 중 이경영이 맡았던 강인국의 경우 우리가 일반적으로 자주 봐왔던 “다 민족을 위한 거였고, 무식한 조선놈들 먹여 살리려면 어쩔 수 없었다”고 변명하는 인물입니다. 

반면 염석진은 왜 동지를 팔았냐는 질문에 “해방이 될 줄 몰랐으니까”라고 대답합니다. 실제 암울했던 당시를 살아간 사람으로서 내뱉을만한 무기력한 답변입니다. 

두 인물 모두 그릇된 생각이었지만 당시의 인물 군상을 여과 없이 대변하는 캐릭터들이기도 합니다.


이 영화는 결국 마지막 장면을 위해서 만들어진 것 같기도 한데요. 1949년 반민특위와 관련된 그 장면은 결국 ‘부모 세대의 악업을 다음 세대가 청산한다’는 감독의 메시지를 정리하여 보여줍니다. 이동진 평론가 역시 “영화에서 가장 묵직하게 다가오는 장면이면서 영화적으로나, 맥락으로나, 그것을 표현한 방식으로나 굉장히 인상적이고 멋진, 그리고 꼭 필요한 최고의 장면”이라는 극찬을 쏟아냈습니다.


■ <암살> B tv 메뉴 위치

영화/시리즈 > 영화 전체보기 > 한국영화 > 액션


스타일리스트라고 평가받는 김지운 감독과 스토리텔링을 가장 잘하는 감독이라고 인정받는 최동훈 감독이 다룬 일제강점기 영화 <밀정>과 <암살>.

이번 광복절에는 두 영화와 함께 해보시는 게 어떨까요?

영화당 116회에서 소개해드린 김지운 감독의 <밀정>, 최동훈 감독의 <암살>은 B tv에서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


■ ‘영화당’ B tv 메뉴 위치

영화/시리즈 > 테마추천관 > 이동진, 김중혁의 영화당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