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이서진.
연기부터 예능까지 다 섭렵하고 이제 좀 쉬어볼까 했더니 고새 SK브로드밴드에서 광고가 하나 들어왔다.
훗, 이놈의 인기란.. 옛 말에 물 들어 올 때 노 저으라고 했던가!
SK브로드밴드. 워낙 이미지가 좋은 기업으로 소문난 회사이고 감독과도 형동생 하는 친한 사이이기에 기꺼운 마음으로 승낙하고 첫 미팅을 가졌더랬다.
또 어떤 간지폭발 역할일지 기대기대~
“안녕하세요, 이서진 씨. 오랜만에 뵙네요. 그동안 잘 지내셨죠?”
“아이~ 왜 갑자기 존댓말을 하고 그래. 그래서, 이번 광고는 뭐하면 된다고?”
“아, 이번에 이서진 씨께서 SK브로드밴드에서 해주실 역할은 회사원 역할이에요. 그냥 직접 회사에 가셔서 일도 하고 서비스 개발도 하고 직접 업무에 참여도 하시면 되는 건데요. 뭐 그렇게 어렵진 않아요.”
응? 아니 이게 무슨 아닌 밤중에 홍두깨 같은 소리란 말인가. 내가 회사원이라니, 내가 회사원이라니!
“내가?”
“네~”
“이 나이에? 말도 안 되는 소리하고 있어~”
한사코 손사래를 쳐봤지만 이 녀석, 표정이 진짜다. 아, 어째 좀 불안한데;;
“에이~ 참 형도 그렇게 어려울 거 없다니까. 이제껏 방송에서 보여주셨던 모습 그대로만 보여주시면 돼요.”
“음, 내가 좀 그런 건 있지? 근데 그거랑 내가 회사원 되는 거랑 무슨 연관이 있어?”
“그러니까 말이죠. 형이 연기자로서 보여줬던 변화와 노력하는 모습들이 SK브로드밴드의 혁신과 꼭 닮아 있더라고요. 그래서 형이 발탁되신 거죠!”
듣다 보니 다 맞는 말이긴 한데 어째 좀 이상한 느낌이 든다. 에이, 그래도 회사원은 무슨.
내가 무슨 회사원이란 말인가. 유럽에서 짐 옮기고 온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재취업을 하란 소린지 원.
“아 근데 형, 저는 이만 또 미팅이 있어서요. 오늘 미팅은 여기까지 하고 그럼 내일 SK브로드밴드 본사에서 뵐게요~ 형 파이팅!”
녀석이 호들갑을 떨며 자리를 뜨고 난 뒤, 한참을 어안이 벙벙한 채로 콘티를 읽고 있는데 갑자기 매니저에게 전화가 한 통 걸려왔다.
‘뚜루루루루~~ 뚜루루루루~~~’
“에이~ 야. 이거 아니잖아. 이거 진짜 아니잖아. 에이~ 무슨 내가 회사원이야. 지금 농담해? 이거 몰카지? 나 놀리는 거지? 이제 재미없어 그만해~ 나 이제 이런 걸로 놀랠 나이 아냐~”
“아 형, 콘티 확인하셨어요? 안 그래도 형 SK브로드밴드 내일부터 출근이어서 좀 전에 SK 본사에 사원증으로 쓸 형 증명사진 갖다 드리고 출근하실 때 입을 정장 찾아서 형 쪽으로 가는 길이에요. 한 오 분 있다가 나오시면 됩니다. 이만 끊어요, 형~”
‘아니? 이거 진짜라고? 진짜? 진짜?!’
나 이서진, 아무래도 인생 최대의 위기에 봉착한 것 같다.
근데 또 반대로 생각해보면 꽤 재밌는 광고 같기도 하고 속는 셈 치고 일단 한 번 해봐? 이번 광고 잘되면 더 좋은 기회가 올지도 모르는데…?
에이 몰라. 그래 까짓거 하자! 하는 거야 이서진! 이렇게 된 이상 내일부터 출근이다!
#SK브로드밴드 #hey_bro #나_이서진_이_나이에_신입사원_되다
#이서진_신입사원 #열심히_하겠습니다 #지켜봐_주세요
늦깎이 신입사원 이서진 bro의 회사 생활은 과연…!? 첫 출근한 이서진 bro의 이야기! 다음 편에서 계속 됩니다.
※ ‘서지니의 일기’는 SK브로드밴드의 광고 내용을 바탕으로, 약간의 픽션을 더하여 광고모델 이서진 님의 관점에서 재구성하였음을 알려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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