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화신 작가와 함께하는 리뷰의 화신] 프로 집순이가 알려주는 여가생활 꿀팁: 오션으로 달려가라!
나는 세상에서 가장 보편적이면서도 가성비 높은 취미를 갖고 있다. 바로 만인이 사랑하는 ‘영화보기’라는 취미. 흔하지만 부족함이 없는 완벽한 취미라고 자부한다. 일과를 마치고 향이 좋은 바디워시로 샤워를 하고 나서 나만의 영화관으로, 그러니까 TV 앞의 소파로 직행할 때면 설레는 맘이 든다.
바야흐로 언택트의 시대다. 영화관에 가서 영화를 본 게 언제인지 기억도 안 난다. 프로 집순이인 나는 집에서 일을 하고 집에서 퇴근을 하고 집에서 영화를 본다. 며칠 전에도 여느 때처럼 영화를 보기 위해 맥주와 맥주에 어울리는 안주를 나름 멋을 내어 준비하고서 TV를 켰다. B tv에 접속하자 업데이트가 나를 반겼고 내 TV가 업데이트를 마칠 때까지 나는 얌전히 기다렸다.
새로워진 B tv는 메뉴가 촘촘해져 있었다. 그 중 ‘OCEAN(오션)’이란 게 눈에 확 띄었다. 전에 없었던 것 같은데 뭘까? 궁금증에 눌러봤더니 영화와 해외드라마를 볼 수 있는 ‘B tv표’ 콘텐츠 꾸러미였다. 월 14,190원에 최신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다는 말에 구미가 당겼지만, 솔직히 의심도 들었다. 월정액을 지불해도 최신영화의 경우엔 추가결제가 필요하지 않을까? 그보다, 최신영화 자체가 적지 않을까?
하지만 내 의심은 보기 좋게 무너졌다. 오션에는 1만 1천 편의 영화, 1만 7천 개의 해외드라마 에피소드가 구비돼 있는데, 이는 국내 월정액 중 최다 보유량이라고 한다. 또한 1년 이내 최신 극장 개봉작은 140편이 있으며, 최근 10년 내 100만 이상 관객을 동원한 국내 영화의 90%를 보유하고 있었다. 게다가 해외 메이저 스튜디오의 콘텐츠를 대부분 포함하고 있단 사실에 마음이 쏠렸다.
B tv에서 단품으로 영화를 결제해서 보던 나는 큰맘 먹고 오션 월정액에 가입하는 모험을 감행했다. 이제 막 론칭한 서비스를 발 빠르게 체험해보는 얼리어답터는 아니지만, 평소와 달리 이번만큼은 과감히 체험 해봐도 나쁠 게 없어 보였다. 솔직히 말해 저 금액이면 영화관에 가서 영화 한 편 보고 팝콘 한 통 사먹으면 끝나는 거니까.
이렇게 나의 여행은 시작됐다. 바다여행! 오션에 들어가 둘러본 첫 인상은 일단 콘텐츠가 정말 많다는 것이었다. 집콕을 하느라 극장 상영을 놓친 영화들이 대부분 있었다. 이날 나의 선택은 <#살아있다>였다. 리모컨으로 제목을 입력할 필요 없이 음성인식으로 재빨리 영화를 찾아줘서 편리했다. 리모컨으로 모든 게 다 되니 얼마나 좋은지! B tv에 없는 영화는 다른 플랫폼을 통해 노트북과 HDMI 선을 연결해 보곤 했는데, 오션을 이용하고부터는 그럴 필요조차 없었다.
오션을 천천히 둘러봤다. 요즘 핫한 콘텐츠들이 거의 다 있어서 제목만 훑어봐도 배불렀다. 메이저 인기 미드/영드인 <24>, <크리미널마인드>, <닥터포스터>, <슈츠>를 비롯해 WAVVE 오리지널 컨텐츠인 <SF8>, <좀비탐정>, 디즈니/픽사 등 글로벌 애니메이션 작품뿐 아니라 <코코>, <너의 이름은> 같은 일본, 한국에서 인기있는 애니메이션이 특히 눈에 들어왔다. 하루에 딱 한 편만 보고 자자는 스스로와의 약속이 위협받을 정도로, 매력적인 영화와 드라마들이 우르르 나를 유혹했다.
평론가 이동진과 소설가 김중혁의 OCEAN 큐레이션인 [영화당]도 매력적인 콘텐츠였다. 나는 보통 영화를 보고 나서 스마트폰으로 다른 이의 리뷰를 읽어보곤 하는데, 두 영화광들의 영화 해석과 영화 추천이 꽤 유익했다. 가을에 어울리는 영화, 아카데미 수상작 등 여러 가지 카테고리로 스마트하게 분류된 오션의 큐레이션도 영화를 보는 데 좋은 길잡이가 돼 주었다. 보통 한 영화를 보고 나면 비슷한 주제나 소재의 영화를 파도타기 하듯 보거나, 그 감독의 다른 작품들을 연이어 보는 편인데, 이런 나의 시청습관에 큐레이션은 더 없이 만족스러운 ‘꿀 메뉴’였다.
내일은 소파가 아닌 침대에서 더 편안하게 오션을 누릴 생각이다. 스마트폰으로도 시청이 가능하니까. 4대의 기기까지 오션 연동이 된다고 하니 매일 리모컨 전쟁을 치르는 가족에겐 희소식일 듯했다. 물론, 혼삶을 사는 나에겐 큰 의미는 없지만… 그래도 내 휴대폰에 깔린 ‘모바일 B tv’ 앱으로 누워서도 영화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은 생각만으로도 피로가 풀린다.
만인의, 만인을 위한, 만인에 의한 취미... 영화보기! 이젠 최신 콘텐츠로 넘실대는 오션에서 더 자유롭고 즐겁게 파도타기를 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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