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진, 김중혁의 영화당 230회. 한계를 장점으로 바꾼 영리한 스릴러들 <런>, <서치>
안녕하세요, 여러분!
최고의 영화, 최고의 장면을 골라 고품격 영화 큐레이팅을 해드리는 영화당 시간입니다!
이번 영화당 230회에서는 “한계를 장점으로 바꾼 영리한 스릴러들”이라는 주제로 아니쉬 차간티 감독의 최신작 <런>과 데뷔작 <서치>를 다뤘습니다.
독특한 연출이 장점인 아니쉬 차간티는 유튜브에서도 단편 영화 'Seeds'로 화제가 된 바 있는데요.
가족이라는 핵심 모티브를 반복한다는 점에서 영화당 230회에서 만난 <런>, <서치>와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김중혁 작가는 두 영화가 ‘청소년의 마음을 어른이 이해할 수 있는가?’에서 시작한다고 봤어요.
즉, 아이들의 마음을 알고 싶은 어른의 마음을 나타낸 영화라는 거죠.
또한 <런>과 <서치>는 형식적 한계를 창작의 원동력으로 삼았다는 공통점도 공유한다고 봤는데요.
그렇다면, 지금 바로 두 영화를 비교해보면서 한계 극복 방법을 자세히 알아봅시다. 😊
먼저 만나볼 영화는 작년 11월에 개봉한 최신작 <런>입니다.
'클로이'(키에라 앨런)는 어린 시절부터 천식과 당뇨를 앓아왔습니다.
다리까지 불편한 그녀 곁에는 헌신적인 엄마 '다이앤'(사라 폴슨)이 있었는데요.
운동부터 학업까지 모든 것이 완벽하게 관리되는 삶을 살고 있던 어느 날, '클로이'는 엄마가 잠시 밖에 나간 틈을 타 장바구니를 뒤지다가 의문의 약통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그 약은 바로 그날 밤 '클로이'에게 전달되죠.
엄마 이름표가 붙어있었다는 '클로이'의 말에 요즘 약병은 다 그렇게 나온다는 '다이앤'.
'클로이'는 찜찜함이 가시지 않아 인터넷으로 약을 찾아보지만 별 수확을 거두지 못합니다.
이후 '클로이'는 외출을 틈타 약의 정체를 파악하려고 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약사를 만난 그녀.
약사의 입에서 나온 진실은 믿고 싶지 않을 만큼 충격적이었습니다.
<런>에 나타난 한계는 '클로이'(키에라 앨런)의 신체적 장애입니다.
스릴러 영화에서 주인공의 신체적 한계는 대단히 큰 약점이 되는데요.
김중혁 작가는 영화 곳곳에서 그 약점이 자아내는 스릴러를 느낄 수 있다고 했습니다.
한편, 이동진 평론가는 <런>을 보고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이창>을 떠올렸다고 했어요.
<이창>은 다리를 다친 남자가 망원경으로 건너편 아파트를 훔쳐보다가 살인사건을 발견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는데요.
이동진 평론가에 의하면, <이창>이 집 밖의 사건이 집 안으로 들어온다면 <런>의 중심 사건은 집 안에 있죠.
또한 <이창>이 한 남자가 깨닫는 진실한 사랑을 보여준다면 반대로 <런>은 믿었던 인물의 애정을 거부하는 주인공을 보여줍니다.
불편한 신체 대신 명석한 두뇌가 있는 ‘클로이’.
이동진 평론가는 그녀가 전기인두와 입에 머금고 있던 물로 유리창을 깨는 장면을 최고의 한 장면으로 뽑았습니다.
도구를 활용해서 신체적 한계를 극복하려는 영리함에서 소재가 나왔다고 할 수 있는데요.
모든 게 자신을 억누르는 현실에서 ‘클로이’는 과연 탈출할 수 있을까요?
비뚤어진 모성에서 나오는 팽팽한 긴장과 밀도 높은 스릴러 <런>.
B tv에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 <런> B tv에서 찾아보기
리모컨의 마이크 버튼 누르고 ▶ “런 찾아줘~”
이번에 만나볼 영화는 <서치>입니다.
아니쉬 차간티 감독의 눈부신 오늘을 만들어낸 작품이죠.
아내 '파멜라 킴'(사라 손)과 사별한 후 고등학생인 딸 '마고 킴'(미셸 라)과 단둘이 사는 '데이빗 킴'(존 조).
부녀는 슬픔을 함께 이겨 나가며 현실에 적응해가는데요.
그러던 어느 날, '마고'가 친구 집에 밤샘 과제를 하러 간 그날 밤.
'데이빗'에게는 3통의 부재중 전화가 걸려옵니다.
'데이빗'은 다음 날 아침 '마고'에게 다시 전화를 걸지만 그녀는 응답이 없죠.
오후가 되도록 아무런 연락이 없자 '데이빗'은 '마고'의 피아노 선생님에게 전화를 거는데요.
피아노 선생님은 '마고'는 6개월 전에 그만두지 않았냐는 황당한 대답을 합니다.
뭔가 잘못됐음을 느낀 '데이빗'은 경찰에게 실종 신고를 접수합니다.
담당 형사인 '로즈메리 빅'(데브라 메싱)의 조언에 따라 '마고'의 친구들로부터 여러 정보를 얻는 ‘데이빗’
그렇게 '마고'의 흔적을 쫓으며, 그동안 전혀 몰랐던 딸의 진짜 일상을 알게 되죠.
<서치> 속 장면은 사실상 CCTV에서 시작해서 PC와 휴대전화의 액정으로만 구성됐습니다.
그래서 규제나 한계가 부각돼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 규제가 없었다면 흔한 스릴러 영화가 됐을 거예요.
이동진 평론가는 똑같은 내용이라도 형식적인 터치를 거치면 새로운 이야기로 거듭날 수 있다는 걸 증명한 작품이 <서치>라고 했습니다.
<서치>도 <런>과 마찬가지로 가족을 다룬 스릴러 영화인데요.
기본적인 흐름은 딸의 행적을 좇아 그녀를 구하는 이야기이지만, 애초에 아버지가 딸을 잘 몰랐기에 검색 방향도 잘못됐다는 걸 보여줍니다.
결국 아버지가 뒤늦게 딸을 이해하고 관계를 회복하는 과정까지 보여주며 은은한 감동을 전하죠.
후반부에서는 수줍음을 극복하고 '마고'에게 애정 표현의 메시지를 보내는 '데이빗'.
'데이빗'이 망설일 때 메신저 화면에 말 줄임표가 나오는데요.
김중혁 작가는 그 표시를 최고의 한 줄로 선택했답니다.
가족 간 대화의 필요성을 미스터리와 서스펜스로 기발하게 꼬집는 <서치>.
부모님이나 형제, 자매와 함께 B tv에서 감상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 😊
■ <서치> B tv에서 찾아보기
리모컨의 마이크 버튼 누르고 ▶ “서치 찾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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