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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화신 작가와 함께하는 리뷰의 화신] 온택트 음악회에 가다: <온:클래식> 감상 후기

Tech band/Tech Review

by SK브로드밴드 2021. 5. 3.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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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혁·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협연을 현장에 간 듯 생생하게 감상하다

귀로 한 번, 눈으로 한 번 즐기는 안방의 <:클래식>

클래식 연주회에서 맥주를?... <:클래식>이라면 다 가능하다

 

 

한동안 소원했던 클래식 음악과 최근 다시 가까워진 계기가 있다. B tv <:클래식> 콘텐츠를 만난 것이다. 원래 가요와 클래식을 두루 좋아하는 편인 나는, 코로나가 터지고서는 부쩍 클래식에 관심이 줄었다. 대중가요는 길거리에서 울려 퍼지기도 하고 TV나 라디오를 통해 종종 접하지만, 클래식은 연주회를 못 가는 영향을 크게 받는 듯했다.

 

리모컨으로 이것저것을 살펴보는데 <:클래식>이란 메뉴에 눈길이 멎었다. B tv wavve(웨이브)에서 단독으로 제공하는 콘텐츠였는데, 그중에서도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X임동혁> VOD가 눈에 확 띄었다. 피아니스트 임동혁의 팬이기도 하여 연주회 티케팅을 한다 생각하고 VOD 대여 결제를 했다. VOD는 서울 잠실의 롯데콘서트홀에서 무관중으로 진행한 시크릿 공연을 영상으로 담은 것이었다.

 

 

 

일단 맥주 한 캔을 준비했다. 그리고 소파에 편안하게 기대앉아 플레이를 눌렀다. 새삼스럽게 자유로운 기분이 들었다. 생각해보니 연주회에 가면 나는 늘 조금 긴장된 상태였다. 행여 이 적막을 뚫고 기침이 나오진 않을까, 무음으로 해놨다고 생각한 휴대폰이 울리면 어쩌나 등등의 걱정 때문이었다. 하지만방구석 1열 콘서트는 자유 그 자체였다. 연주에 소름이 돋으면 혼자 탄성을 내지르기도 하면서 두 다리 뻗고 선율에 몸을 실을 수 있었다. ‘클래식의 대중화란 게 별건가, 이게 대중화지 싶었다. 가장 손쉽게 접할 수 있는 매체인 TV를 통해 보다 편리하게 연주회를 경험하니 말이다.

 

 

연주회의 첫 프로그램은 모차르트의 오페라피가로의 결혼서곡이었다. 기다리는 단원들 앞으로 지휘자 정치용이 모습을 드러냈다. 연주가 시작됐고 익숙한 멜로디가 나오자 나는 곧장 몰입할 수 있었다. 단원들의 얼굴 혹은 손을 카메라가 꼼꼼하게 잡아줬다. 이 경험은 내게 굉장히 신선하게 다가왔다. 연주회에 가면 오케스트라 단원의 얼굴이 자세히 보이지 않는데, 이렇게 영상으로 보니 그들의 미세한 표정이 하나하나 보였기 때문이다.

 

<:클래식> VOD로 음악회를 보면서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건 오케스트라에 속한 악기 소리를 하나하나 분명하게 듣게 된다는 것이었다. 현장에 가서 들을 땐 모든 악기의 소리를 하나의 소리인 것처럼 전체적으로 들었다면, 카메라가 연주구간에 따라 주로 사용되는 악기를 선택적으로 잡아주니, 그 악기 소리를 집중하여 듣게 됐다. 안 들리던 영어가 들리는 경험처럼, 묻혀있던 악기 소리가 내 귀에 들리는 경험은 듣는 안목을 키워주었다.

 

 

다음 곡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제3번 다단조, Op.37이었다. 임동혁이 등장하여 피아노 앞에 앉았고 오케스트라는 연주를 시작했다. 임동혁은 단원들과 조화를 이루며, 또한 단원들을 피아노 하나로 이끌면서 몰입도 높은 연주를 선보였다. 그의 손가락의 움직임뿐 아니라 마디마디의 주름까지 다 보였다. 표정은 클로즈업돼서 감정을 고스란히 전달받을 수 있었고, 소리는 풍성했다.

 

 

40대의 마이크와 11대의 카메라를 이용해 찍은 영상인 만큼 다양한 앵글로 촬영됐고 덕분에 연주회를 다이내믹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었다. 오프라인 연주회의 경우에는 소리의 밸런스가 자신이 앉은 객석의 위치에 따라 맞지 않고 편향되기 마련인데, TV로 보니 그런 단점이 없었다. 또한 현장에선 무대를 마주 보고 오른편 좌석에 앉으면 연주자의 손가락을 볼 수가 없는데, 영상으로 보니 모든 게 장애 없이 보였다. 직접 가서 듣는생음악만의 장점도 분명 있겠지만, 온택트 공연만이 주는 메리트 또한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이 점 또한 인상적이었다. 연주회에 가면 늘 지휘자의 뒷모습만 봤는데, 영상을 통해서는 지휘자가 단원들과 혹은 피아니스트와 눈빛으로 교감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게다가 지휘봉을 든 주름지고 섬세한 지휘자의 손까지도 클로즈업해서 볼 수 있었다. 귀뿐 아니라 눈으로도 음악을 듣는 기분이었다.

 

 

연주 프로그램이 바뀔 때마다 지휘자 혹은 피아니스트의 인터뷰가 나오는 것도 VOD로 연주회를 보는 것의 이점이었다. 음악회에 가면 지휘자나 연주자의 음성을 조금도 들을 수 없으나 이렇게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고, 연주하는 곡과 작곡가에 관한 설명을 통해 정보를 얻고 들을 수 있어서 이 역시 좋았다. 또한, 연주 중에 자막으로천천히 노래하듯, 그러나 활기 있게와 같은 연주법을 표시해줘서 덕분에 곡에 대한 이해도가 보다 높아졌다.

 

 

흔히들 음악은 시간의 예술이라고 한다. 누군가의 노래가 매번 똑같을 수 없듯이, 연주회 역시 그 시간, 그 공간에 내가 있지 않으면 영원히 그 음악을 경험하지 못한다. 그럴 때 우린 음악이 포함된 그 시간을박제하려 한다. 녹음이나 녹화를 통해서 말이다. <:클래식>은 클래식 연주회를 소장하게끔 해주어 언제든 원할 때 반복해서 들을 수 있는 기쁨을 줬다(B tv ‘다큐/음악카테고리 중 <:클래식> 메뉴에서 VOD 11,000원에 일주일 대여 또는 18,900원에 소장 구매할 수 있다). 치열한 티케팅을 생각하면 저렴한 가격으로 쉽게 고퀄리티 연주회에 참석하는 셈이다.

 

B tv [:클래식]은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x 임동혁 무대뿐만 아니라, 작년 2020,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기념하여 구성한 임동혁 피아노 리사이틀 '베토벤에게',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이 2020년을 마무리하며 마련한 무대 '선물',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의 음악적 정체성을 볼 수 있는 '현의 유전학' 등 다양한 클래식 무대도 경험할 수 있다.

 

코로나 때문에어쩔 수 없이온택트 공연이라는 대책이 마련된 것이겠지만, 영상이라는 도구를 통해서만이 줄 수 있는 혜택들 덕에 앞으로는 자발적으로 온라인 공연을 선택할 것 같다. 특히나 소리를 섬세하게 들어야 하는 클래식 공연이라면 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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