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7. 18. 14:55

불황의 여파일까, 새로운 돌파구일까. 방송가에 리메이크 열풍이 거세다. 7월부터 <굿와이프> <안투라지> <크리미널 마인드> 등 인기 미국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 3편이 줄줄이 방영되며 중국 드라마 <보보경심>도 한국판 리메이크에 가세한다. 올 상반기 <치즈인더트랩> <동네변호사 조들호> <굿바이 미스터 블랙> 등 선방한 드라마들 뒤엔 웹툰 원작이 있었고, <운빨로맨스> <국수의 신> <싸우자 귀신아> 등으로 이어지는 웹툰 원작 드라마 제작도 계속될 전망이다. 올 하반기 리메이크 작품을 미리 살펴보고 리메이크 열풍의 원인과 전망을 알아본다. 

글 | 김아리 자유기고가 



#전도연 주연의 미드 리메이크 <굿와이프>

전도연의 11년 만의 안방극장 복귀로 화제가 되고 있는 <굿와이프>는 미국의 동명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승승장구하던 검사 남편이 정치 스캔들과 부정부패로 구속되자, 결혼 후 일을 그만두었던 아내가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15년 만에 변호사로 복귀하면서 겪게 되는 심리변화, 절망과 상처를 딛고 자신의 진정한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미국 현지에선 2009년 첫 방송과 동시에 전미 시청률 1위를 기록했으며 지난 5월 종영된 시즌7까지 식지 않는 인기를 누렸다. 여주인공을 맡았던 배우 줄리아나 마굴리스는 이 작품으로 골든글로브와 에미상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짜임새 있는 스토리라인으로 탄탄한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는 이 작품이 국내 정서에 맞게 어떻게 각색이 될지, ‘칸의 여왕’ 전도연과 묵직하면서 부드러운 연기의 유지태가 어떤 호흡을 선보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무정도시> <로맨스가 필요해 2012> 등을 연출한 이정효 감독이 연출하고, 드라마 <스파이>를 집필한 한상운 작가가 한국적 정서와 배경에 맞게 각색했다. 7월 8일 tvN에서 첫 방송된다.

■ 한국판 <굿와이프> B tv 메뉴위치 : TV다시보기 > CJ E&M > tvN

■ 미드 <굿와이프 시즌 1~4> B tv 메뉴위치 : TV다시보기 > CJ E&M > tvN



#수사물의 지존 <크리미널 마인드> 한국판

또 다른 미국 드라마이자 CBS의 장수 드라마 <크리미널 마인드>도 한국 드라마로 리메이크된다. 범죄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사건을 해결하는 프로파일러들의 활약상을 그린 <크리미널 마인드>는 2005년 방영 이래 올해 전파를 탄 시즌11까지 회당 평균 1300만 명의 시청자를 유지하고 있는 인기 드라마다. <태양의 후예> 제작사 NEW와 <아이리스> 제작사 태원엔터테인먼트가 <크리미널 마인드>의 리메이크를 결정했으며, 판권을 가진 미국 ABC 스튜디오·디즈니 미디어 디스트리뷰션과 함께 리메이크 캐스팅부터 제작 방식까지 함께 진행하기로 했다. 이들 제작사는 원작이 가진 탄탄한 캐릭터와 에피소드를 활용해 매력적인 한국 드라마로 재탄생시킬 뿐 아니라, 한국을 넘어 중국과 일본 등 전 세계에 유통할 계획이다. 

또 원작이 많은 인기를 모은 시리즈인 만큼 한국 리메이크 작품은 팬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제작한다는 계획이다. 원작 에피소드 선호도를 조사해 팬들이 가장 보고 싶어 하는 에피소드와 아이디어를 최대한 반영할 예정이고, 시놉시스 공모전을 열어 시청자도 참여할 수 있는 프로젝트로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두 제작진의 만남은, 각각 투자배급사와 제작사로서 영화계에서 쌓아온 독보적인 성과뿐 아니라 기존의 틀을 깨고 새로운 접근방식으로 성공적인 드라마를 만들어 낸 노하우를 한데 모은다는 점에서 신작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고조시키고 있다. 



#연예계 이면 다룬 블랙코미디 <안투라지 코리아>

<안투라지 코리아>(가제) 역시 미국의 동명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다. 미국 HBO에서 지난 2004년부터 2011년까지 총 8개 시즌을 방송하며 인기를 모은 <안투라지>가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리메이크되는 것이다. 할리우드 스타를 주인공으로 미국 연예계의 리얼한 모습을 그린 <안투라지>는 ‘남자판 섹스 앤 더 시티’라고 불릴 만큼 문란한 성생활과 마약, 폭력 등 수위 높은 연예계 뒷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해 화제가 됐다. 

한국판은 대한민국 차세대 스타로 떠오른 배우 영빈(서강준)과 그의 친구들 호진(박정민), 준(이광수), 거북(이동휘)이 매니지먼트 회사 대표 은갑(조진웅)과 함께 겪게 되는 연예계 일상을 담는다. 어렸을 적부터 함께 자란 네 친구들이 우정을 쌓아가는 과정과 함께 각자 자신의 삶에서 고민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위트 있게 담아낼 예정이다. 드라마 <시그널> 이후 최고 주가를 기록하고 있는 조진웅과 ‘아시아프린스’ 이광수, <응답하라 1988>로 핫하게 떠오른 이동휘까지 개성 강한 배우들의 조합이 어떤 케미를 발산할지 기대된다. 

또 원더걸스 출신 소희의 합류는 인터넷을 뜨겁게 달아오르게 만들었으며 하정우, 김태리, 송지효, 마마무, 영화감독 이준익, 봉만대 등 특별출연할 이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이 작품은 원작의 이야기를 그대로 가져오기엔 선정성이 우려되고 선정적인 부분을 순화시키면 재미가 반감될 우려가 있어, 원작을 어떻게 국내 정서에 맞게 각색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제작진은 “오리지널의 장점들을 살리고 한국 정서와 문화에 맞게 각색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파격적이면서도 기존 드라마에서는 접할 수 없었던 전혀 다른 재미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극의 완성도를 위해 100% 사전제작되며 올 하반기 tvN에서 방송될 예정이다. 



#인기 중드 리메이크한 <보보경심: 려>

아이유·이준기 주연의 <보보경심: 려>는 중국 드라마 <보보경심>이 원작인 한·중합작 드라마다. 중국판 <보보경심>은 평범한 연애와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고 있던 20대 여성이 남자친구와 싸우다 전선이 연결된 광고판에 부딪히면서 그 충격으로 영혼이 청나라의 궁전 안으로 들어간 뒤 9명의 왕자와 얽히고설키며 만들어가는 이야기다. 한국판 리메이크 버전인 <보보경심: 려>는 평범한 여성 해수(아이유)가 우연히 고려시대로 타임슬립해 왕위를 둘러싼 왕자들의 살벌한 정쟁과 암투 속에 태조왕건의 넷째 왕자이자 차가운 가면 속에 자신을 가둔 채 살아가는 ‘개늑대’라는 별명의 왕소(이준기)와 사랑을 나누게 되는 줄거리다. 여덟째 왕자 역을 맡은 강하늘은 이준기·아이유와 함께 삼각관계를 형성한다. <아이리스> <그 겨울, 바람이 분다> <괜찮아 사랑이야>의 김규태 감독이 연출을 맡았는데, 지난 6월 제22회 상하이 드라마 페스티벌을 통해 공개된 6분짜리 예고편은 아름다운 영상미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드라마는 또한 할리우드 메이저 투자배급사 NBC유니버설이 글로벌시장을 겨냥해 제작한 최초 한국 드라마이며, 100% 사전제작돼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 방영된다. 한국에선 8월 29일 SBS에서 만나볼 수 있다.

■ 중드 <보보경정(보보경심2)> B tv 메뉴위치 : 영화/시리즈 > 시리즈 > 중화/무협



#화제의 일드가 원작인 <끝에서 두 번째 사랑>

<끝에서 두 번째 사랑>은 시즌2까지 제작된 인기 일본 드라마의 리메이크판이다. 제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길 원하는 40대 남자와 부디 무슨 일이든 일어나길 바라는 40대 여자의 티격태격 로맨스 드라마이자, 중년의 사랑과 인생을 다룬 휴먼 코미디다. 2012년 후지TV에서 방송돼 엄청난 인기를 누린 뒤 2014년 속편이 방송됐다. 한국판에선 아무 일도 일어나질 않길 바라는 5급 공무원 과장 고상식 역에 지진희가 낙점됐으며, 무슨 일이든 일어나길 바라는 방송국 PD 강민주 역에 김희애가 캐스팅됐다. 지진희와 김희애가 중년의, 중년에 의한, 중년을 위한 사랑을 어떻게 보여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따뜻한 말 한마디> <상류사회> 등을 연출한 최영훈 PD와 <응급남녀> <미스터 백> 등을 집필한 최윤정 작가가 손을 잡고 7월 SBS 주말드라마로 선보일 예정이다.



#웹툰 원작 드라마 꾸준히 제작

웹툰 기반 드라마 <운빨로맨스>

미드·중드·일드뿐 아니라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제작도 활발하다. 지난 3월 인기리에 막을 내린 <치즈인더트랩>이나 5월 종영한 <굿바이 미스터 블랙> <동네변호사 조들호> 모두 유명 웹툰을 원작으로 했다. 현재 수목드라마 1위를 달리고 있는 <운빨로맨스> 역시 김달님 작가의 동명 웹툰이 원작이다. 황정음이 미신과 행운에 의존하는 여주인공을 맡고, 류준열이 수식과 과학의 세계에 사는 천재 CEO역을 맡아 알콩달콩 케미를 발산하고 있다. <운빨로맨스>와 함께 1위 접전을 벌였던 드라마 <국수의 신> 역시 <야왕> <대물> <쩐의 전쟁> 등으로 성공신화를 이룬 박인권 화백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7월 11일 tvN에서 방송 예정인 <싸우자 귀신아>도 인기 웹툰이 먼저 있었다. 귀신이 보이는 눈을 떼기 위해 귀신을 때려잡아 돈을 버는 복학생 퇴마사와 수능을 못 치른 한으로 귀신이 된 19세 여고생이 동고동락하며 함께 귀신을 쫓는 ‘등골 오싹 퇴마 어드벤처 스토리’다. 옥택연이 복학생 퇴마사 역에, 김소현이 여고생 귀신 역에 낙점돼 현재 권율, 김상호 등과 함께 한창 촬영중이다. <오 나의 귀신님> 이후 tvN이 다시 한 번 도전하는 이 ‘호러 로맨스’는 <식샤를 합시다> 시리즈를 연달아 히트시킨 박준화 PD가 메가폰을 잡아 현실감 있는 일상 속 상황을 면밀히 그려낼 예정이다. 웹툰작가 조석의 <마음의 소리>를 원작으로 한 동명의 시트콤도 이광수, 정소민, 김대명, 김병옥, 김미경 등의 캐스팅을 확정하고 한창 촬영 중이다. 



#현지화와 완성도가 성패 가를 것

기존의 창작물을 드라마화하는 장점은, 인기가 검정된 스토리를 작품으로 만든다는 안정감에 있다. 또 기존의 창작물이 드라마로 각색되는 과정에서 어떻게 변화되는지 살펴보는 재미를 주기도 한다. 기존의 오리지널 독자층을 그대로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결과적으로 종편과 케이블 등 다채널 무한경쟁 시대에 방송가가 대처하는 방식은 파격이나 참신함보다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자는 ‘안전제일주의’인 셈이다. 또 연애 드라마 일색인 한국 방송가에 다양한 소재의 원작 리메이크는 드라마의 지평을 넓히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창작은 없고 각색만 있는 드라마들이 우후죽순 줄을 잇는 현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오리지널이 어떻게 각색됐는지 살펴보는 재미도 하루 이틀이지, 매일 리모컨을 누르면 각색물만 나온다면 장기적으론 시청자들의 이탈을 부를 것이기 때문이다. 할리우드가 불황을 탓하며 리메이크에 열을 올린 탓에, 오히려 더 심한 불황을 불러왔다는 분석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특히 완성도가 뛰어난 미드·일드 리메이크의 경우, 원작을 뛰어넘는 재미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상대적인 실망감이 더욱 클 터다. <내일도 칸타빌레> <심야식당> 등 유명 일드의 리메이크판이 원작과의 비교로 혹평을 받은 게 오래 전 일이 아니다. 또 범죄와 성에 대해서 개방 수위가 높은 미드가 국내 정서에 맞으면서도 재미를 살릴 수 있는 각색이 가능한지에 대한 의문도 큰 상태다. 

기대와 함께 많은 과제 역시 안고 있는 리메이크 열풍 속에서 7월 방영 예정인 <굿와이프>가 향후 리메이크 향방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 위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했습니다. *

* 본 포스팅의 원본 글은 B tv 매거진 7월호(링크)에서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


Posted by SK브로드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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