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8. 3. 17:47


이동진 영화평론가가 대학이나 기업의 강연에서 자주 받는 질문 중 하나가 "어떤 영화가 가장 좋은 영화인가요?"라는 질문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럴 때면 이동진 평론가는 정말 좋은 영화는 극장 밖에서 진짜 이야기가 시작되는 영화, 대답을 않고 질문을 던져주는 영화가 좋은라고 대답해준다고 하는데요. 과연 어떤 영화가 이러한 영화들일까요? 이 질문에 이동진 평론가는 망설이지 않고 답을 꺼냈습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들을 보시면 됩니다."라고 말이죠. 과연 고레에다 감독은 어떤 영화들을 만들었길래 이렇게 이동진 평론가의 극찬을 받았을까요?

이번 영화당 제 12화에서는 이러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들과 그의 작품 세계를 살펴보았는데요. Blog 지기와는 살짝만 맛보기로 살펴보기로 해요. :)



# "살아서 영화를 보는 행복", 이동진이 극찬한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살아서 영화를 보는 행복". 이동진 평론가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걸어도 걸어도'라는 작품을 보고 한 말입니다. 이동진 평론가는 15~16년 동안이나 고빠(?)를 자처할 정도로 고레에다 히로카즈를 감독을 좋아한다고 하는데요. 고레에다 감독은 대체 어떤 감독일까요?

고레에다 감독은 키타노 타케시, 이와이 슌지에 이어 이름값으로 고정 팬이 있는 활동 중인 유일한 일본 감독입니다. 일본 영화의 점유율이 2%가 안되는 현재 국내 영화계에서 굉장히 이례적인 감독이죠. 그는 TV 다큐멘터리 감독 출신의 영화감독으로써 타큐멘터리 요소가 가미된 영화를 초기에 많이 다뤘습니다. 특히 소재를 취할 때 다큐멘터리적 시선으로 소재를 차용, 처리하였는데요. 영화 '아무도 모른다'(2004)에서는 1988년 도쿄 스가모 어린이 방치 사건을, '디스턴스'에서는 옴 진리교 사건을 소재로 다루는 등 뉴스 사회면에서 다룰 법한 실제 사건 또 는 본인이 알고 있는 사건을 다룸으로써 굉장히 사실적인 메시지를 던졌죠. 촬영 그리고 연기를 끌어내는 방식에서 또한 다큐멘터리적인 요소를 자주 볼 수 있는데요. 특히 '아무도 모른다'에서 아이들을 촬영할 때, 연기를 주입하여 끌어내는 것이 아닌 아이들을 자유롭게 풀어 놓고 그 모습을 찍은 후 편집으로 영화화하는 등 다큐멘터리의 자연스러움을 보여줄 수 있는 방식으로 촬영하였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단순히 다큐멘터리적인 영화만 만든 것은 아닙니다. 드라마 같은, 동화 같은, 때로는 시 같은 영화를 만드는 등 촬영, 연기, 시나리오 방식에 있어 굉장히 다양함을 추구하여 끊임없는 실험적 시도를 하였습니다. 한 가지 예로 작품을 꼽자면 2009년 우리나라 배우 배두나가 주연으로 출연한 '공기 인형'을 들 수 있습니다. 트래킹 쇼트를 통한 끊임없이 움직이는 상황 연출, 인물의 대사와 행동을 통해 함축적인 의미를 제시하는 이 영화를 통해서 우리는 마치 시를 읽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죠.



# 인간의 숙명, 인간의 평생 가야할 길을 내포한 고레에다 감독의 작품들

김중혁 소설가는 고레에다 감독의 작품들에는 그의 세계관이 보이는 특정 핵심 상징이 자주 등장한다고 하였는데요. 그것은 바로 '계단'입니다. 고레에다 감독의 작품을 보면 중요 장면, 그리고 상징적인 장면에서 계단이 많이 등장하는데요. 계단은 사람들이 어딘가를 가기 위해 오르고 내리는 공간이며, 이것은 작품 속에서 인간의 숙명, 가야 할 길을 나타냅니다. 인생을 걸어가면서 힘들지만 올라가고, 또 내려가며 어찌 되었던 우리는 나아가죠. 이렇듯 고레에다 감독의 작품 속 계단은 인물들이 오르고 내리는 장면, 계단의 높낮이로 인한 인물들의 위치를 보여주며 인간관계, 인간의 숙명들을 보여줍니다.

이 외에도 그의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료타'라는 이름. 료타라는 이름은 한자로 良(어질 양), 多(많을 다)인데요. 이 이름은 위의 계단과 같이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좋은 것이 많다는 의미와 뉘앙스가 좋아 고레에다 감독이 자주 인물의 이름으로 활용한다고 하네요. 고레에다 감독의 작품들을 보면서 계단과 료타라는 이름이 나오면 참 반가울 것 같지 않나요? :D



#전통적인 가족 영화와 결이 다른 가족 영화들 

고레에다 감독은 가족 이야기를 많이 다룹니다. 그런데 그 가족들은 조금 특별하죠. 보통 영화에서 나오는 갈등을 이겨내고 화합하는 행복한 가족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죽은 가족, 떠나간 가족 이야기를 보여준 '환상의 빛', '걸어도 걸어도'. 가족이 죽인 다른 가족 이야기를 다룬 '디스턴스'. 갈라진 가족 이야기를 다룬 '진짜로 일어날지 몰라 기적'. 정말 많은 가족 이야기를 다루지만 하나같이 평범하지 않습니다. 이를 통해 가족이라는 의미를 다양하게 분석하고 표현하죠.

또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영화 속 가족 이야기에 투영시키기도 하는데요. 감독이라는 직업 특성상 집에 자주 못 가는 탓에 오랜만에 집을 찾은 고레에다 감독. 다시 일을 위해 나갈 때, 아들의 "또 놀러 오세요. 아빠."라는 인사말에 그는 큰 충격을 받았고 이는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에 투영되었다고 합니다. 이외에도 돌아가신 부모님 이야기를 다루고, 자신이 실제로 살았던 아파트 단지에서 촬영을 하는 등 그는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로 가족 이야기를 끌어내기도 한답니다. 알면 알수록 고레에다 감독의 작품들은 특정 의미를 파악하고 알아보는 재미가 있는 작품들인 것 같지 않나요? 혹시 여러분도 벌써 이동진 평론가처럼 고빠가 되신건 아니죠?



이번 블로그에는 다른 화보다도 더 많은 이야기를 다뤘음에도 불구하고 영화당에서 나온 이야기의 절반도 다루지 못하였네요. 그만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그의 작품이 주는 메시지와 감동이 굉장히 다양하고 뛰어나며, 이동혁님과 김중혁님이 이 감독과 작품들을 좋아하는 것이겠죠? Blog 지기가 다루지 못한 나머지 이야기들은 직접 영화당으로 확인하시길 바라며, 다음 13화에는 어떤 주제를 다룰지 미리 기대해보자고요. :)


■ B tv 메뉴 위치 : 영화/시리즈 > 테마추천관 > 이동진, 김중혁의 영화당


Posted by SK브로드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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