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할 때 코미디 영화를 보고 웃으며 우울한 기분을 해소하는 분들도 있지만, 반대로 우울의 바닥을 치는 영화를 보며 기분을 정화하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한 번 실컷 울고, 몸서리칠 정도의 우울한 영화로 감정의 바닥까지 내려가보면 오히려 개운해질 때가 있다고 합니다.
SK브로드밴드 블로그 영화당에서는 ‘우울의 바닥을 치는’ 영화 두 편을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불안과 우울의 심리를 잘 담아낸 수작들이니 영화를 좋아하신다면 기분에 상관없이 꼭 시청해보시기 바랍니다.
# 멜랑콜리아(Melancholia,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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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결혼식, 이후 고질적인 우울증으로 인해 결혼이 망가진 부부. 한편, 지구를 향해 멜랑콜리아라는 이름의 거대한 혜성이 다가오게 되면서 인류는 종말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게 됩니다. 다행히 멜랑콜리아는 지구를 지나 멀어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이야기에는 커다란 반전이 담겨 있습니다.
2011년 개봉한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영화 <멜랑콜리아>는 오프닝부터 자신이 심상치 않은 영화임을 드러냅니다. 오프닝에서 드러난 의미심장한 장면들이 영화를 모두 본 다음에는 이해가 되기 때문에 꼭 주의 깊게 감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한 편의 영화이긴 하지만 2부로 나뉜 구성 역시 매우 흥미롭습니다. 1부는 저스틴(커스틴 던스트)과 클레어(샤를로뜨 갱스부르)의 이야기로 병리학적인 두 개의 증상을 집중해서 바라봅니다.
1부가 사회적 억압으로부터 생겨난 우울함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저스틴의 이야기라면, 2부에서는 삶이 너무 불안하다고 느끼는 클레어의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이러한 분절적인 구성을 통해 외적인 불안감과 내적인 불안감의 두 가지 증상을 대비시켜 조망하려는 감독의 의도가 담겨있는 영화입니다.
이야기 자체가 지구와 혜성이 충돌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면서도 1부와 2부가 충돌하는데요. 부조리한 결혼식을 다룬 1부와 지구와 혜성이 충돌하며 1부의 모든 것을 의미 없게 만드는 등 영화 <멜랑콜리아>의 미학적 원칙은 이야기와 형식의 '충돌'로부터 벌어지게 된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세상에서 완전히 떨어진 외딴 시골의 대저택에서 종말과 마주한 사람들.
이 영화가 관심을 가지고 바라보는 것은, 다른 재난 영화처럼 지구가 멸망할지를 손에 땀을 쥐고 보는 일반적인 반응이 아니라 극도로 침착하기까지 한 심리상태에 있는 사람의 마음 속입니다. 혜성의 충돌보다 더한 마음 속 붕괴를 바라보는데 그 목적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소 난해할 수밖에 없지만, 느린 구성을 통해 제시되는 묵직하고 압도적인 서스펜스를 느껴보고 싶은 분들에게 영화 <멜랑콜리아>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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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이크 쉘터 (Take Shelter,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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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하고 평범한 남편이자 아버지인 '커티스'. 그는 어느 날부터 꾸게 된 악몽으로 인해 평범했던 일상이 깨지게 됩니다. 거대한 폭풍이 밀려오는 악몽은 점점 현실처럼 다가오게 되고, 결국 아내와 그를 알고 있는 사람들마저 외면하게 되는데요. 하지만 커티스는 폭풍으로부터 가족을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방공호를 짓기 시작하며 더욱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2008년 전 세계를 덮친 금융위기라는 소재와 개인의 불안감을 섞어 만든 영화 <테이크 쉘터>는 인간의 원초적인 불안감을 그려낸 수작 중의 수작입니다.
주인공 커티스는 겉으로 보면 현실과 꿈을 혼동하는 것처럼 보이면서도, 어떤 면에서는 세상의 모든 병을 대신 앓아주는 듯한 예민하고 순수한 느낌을 주는데요. 이는 바로 커티스 역의 '마이클 섀넌'의 연기가 가진 힘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또한 그의 곁에서 이상적인 배우자 상을 연기하는 ‘제시카 체스테인’의 연기 역시 작품에 묵직한 힘을 실어줍니다.
악몽의 원인을 알지 못하는 점이 영화를 스릴러로 느껴지게 하며 끝없는 긴장감을 선사하는데요. 정말 특이하고, 그렇기에 더 인상적일 수밖에 없었던 것은 바로 이상하고 모호한 영화의 엔딩 장면입니다. 그 엔딩을 보는 이가 그것을 커티스의 꿈일지, 아내의 꿈일지, 혹은 딸의 꿈이나 현실 그 자체라고 생각할지에 따라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지는 특이한 매력이 있는 작품입니다.
정답이 있을 수는 없지만 나의 답은 있을 수 있습니다. 그 모호한 결말을 직접 확인해보고 싶다면 B tv를 통해 <테이크 쉘터>와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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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불안을 영화에 표현하고, 이를 관객들의 피부에 와 닿도록 느끼게 만드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오늘 영화당을 통해 소개 드린 두 편의 영화는 그 불안과 우울의 심리를 비극적이지만 우아하게, 모호하지만 멋지게 그려내고 있는데요. 두 편의 영화 모두 압도적인 엔딩을 통해 극장에서 큰 호평을 받았던 작품이니 B tv를 통해 지금이라도 꼭 만나보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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