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7. 21. 20:05

매년 여름이 오면 문득 보고 싶어지는 드라마가 있다. 밝게 내리쬐는 햇살, 푸르른 가로수잎, 새파란 수족관, 쏟아지는 소나기. 여름날의 뜨거운 더위를 시원하게 만들어주었던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 그리고 그 안에 싱그럽고 청량했던 소년 박수하가 숨쉬고 있었다. 얼굴이 새하얘서인지, 미소가 해맑아서인지 유독 자연광에서 빛나는 이종석. 하지만 그렇다고 이종석에게 여름만 어울리겠는가! 사계절 언제나 스페셜한 이 남자의 계절 타는 매력을 만나보도록 하자.



#싱그러운 여름, 지켜주고 싶었던 소년
<너의 목소리가 들려> 박수하

어린 시절 아버지의 살해 현장을 목격한 충격으로 다른 사람의 마음 속 목소리를 듣는 능력을 갖게 된 고등학생 박수하와 삶에 회의적인 속물 변호사 장혜성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 마냥 상큼한 로맨틱 판타지일 줄 알았던 이 드라마는 수하의 아버지를 죽인 살인자 민준국, 그리고 그 사건의 목격자였던 장혜성이 얽히고 설키며 다양한 메시지를 전한다. 그리고 이 작품을 통해 첫 메인 남주 롤을 맡게 된 이종석은 타인의 속마음까지 다 들어야 하는 고통과 장혜성을 향한 순수한 사랑, 아버지를 죽이고 장혜성을 해하려 하는 민준국을 향한 분노, 그리고 끔찍한 주변 상황에도 불구하고 끝내 괴물이 되지 않고 인간으로서의 선을 지키려 노력하는 고뇌 등 수많은 감정을 완벽하게 연기해낸다. 연기하기 쉽지 않았을 수하라는 캐릭터. 이종석은 이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완벽히 입증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우리가 집중해야 할 덕후 시선집중 포인트는 이종석이 여름 교복을 입고 등장하는 장면들!! 사계절 내내 여름이었으면 싶을 정도로 새하얀 반팔 교복을 입고 귀에 이어폰을 낀 이종석은 반짝반짝 빛나고 싱그럽다. 얼굴도 하얗고 팔뚝도 하얗다. 고맙게도 그 하얀 팔뚝엔 근육도 있다. 물론 여름 사복 패션도 훌륭하다. 두터운 긴팔 겨울옷으로 가리는 건 죄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마른 몸에 탄탄한 근육들을 보는 것만으로 즐겁다. 헐렁한 민소매를 입었을 땐 넘치는 섹시함에 나 스스로 부끄러워질 정도. 가히 여름소년 답다. 

추가로 <너목들>을 본 사람들이라면 잊지 못할 장면, 비오는 날 집 앞 계단에서 비를 맞은 채 장혜성을 기다리던 수하의 울망울망한 모습은 아… 말을 잇지 못하는…! 얼른 주워다 집에 데려가서 키우고 싶은 멍뭉미 폭발이다. 



#한 여름, 서툴지만 뜨거웠던 연하의 남자 
<내가 가장 예뻤을 때> 윤정혁

<드라마스페셜 - 내가 가장 예뻤을 때>는 이종석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절대 놓쳐서는 안 될 단막극이다. 남편과 아이를 남겨둔채 죽음을 앞둔 암환자와 젊은 청년의 짧은 소나기 같았던 사랑. 단편적으로 보면 불륜이지만 이 작품은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환자나 아줌마가 아닌 여자로 보이고 싶었던 여주인공의 심리를 따라간다. 그리고 마지막 결말이 주는 여운까지. 한 편의 아름답고도 슬픈 사랑이야기였던 이 작품에서 이종석은 여자친구를 문병하기 위해 병원에 왔다 여주인공에게 한 눈에 빠져드는 젊은 청년 윤정혁을 연기한다. 그녀가 남편이 있고 아이가 있고 나이도 훨씬 많은 것을 알면서도 사랑하게 되어버린 그 감정에 충실한 젊은 피. 이전까지 조연만 해왔던 이종석은 이 단편의 드라마에서 자신의 모든 매력을 쏟아낸다. 치명적이고! 귀엽고! 저돌적이고! 스윗하고! 마지막엔 자기를 버리고 이사 가버린 주인을 기다리는 멍뭉이처럼 감싸주고 싶은 짠내까지. 설마 아직까지 이 작품을 안 본 사람이 있다면 반드시 볼 것!

그리고 이 작품을 통해 이현주 작가에게 눈도장을 찍은 이종석은 드디어. 인생 첫 미니시리즈 주연작을 만나게 된다.



#봄, 친구가 삶의 전부였기에 더 괴로웠던 사춘기 소년
<학교2013> 고남순

이종석이 김우빈과 함께 처음으로 미니시리즈의 주연 자리를 꿰찼던 드라마 <학교2013>. KBS가 야심차게 학교 시리즈의 부활을 예고한 것과 달리 대중의 반응은 냉담했다. 당시 두 사람은 모델 출신의 조연급 신예 배우에 불과했고 특히나 이종석은 <시크릿가든>과 <하이킥 : 짧은다리의 역습>을 거쳐 <SBS 인기가요>까지 영혼 없는(?) 모습으로 좋지 않은 인식이 박혀있던 터였다. 그리고 10년 전에 마무리됐던 학교 시리즈를 굳이 부활시킬 이유가 있냐, 아무도 보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도 많았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알듯이 <학교2013>은 성공했다. 지극히 현실적이었던 요즘 고등학생들에 대한 묘사와 - 그들은 학교 폭력의 가해자, 피해자, 방관자였고, 더 나은 성적을 위해 친구를 버릴 수 있었으며 당장 눈 앞의 대학 외에는 꿈도 하고 싶은 것도, 학교를 다녀야 하는 이유도 모르는 소년소녀들이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을 포기하지 않고 희망을 품는 따뜻한 시선이 있었다. 거기에 남녀 학생들 간의 통속적인 연애 이야기보다는 두 남학생의 우정의 깊이를 서사있게 그려내 전폭적인 지지를 얻었다. 

그리고 나는 처음 산 어쿠스틱기타에 ‘남순이’이라는 이름을 붙일 만큼 그 캐릭터를 사랑했고 지금도 애착이 간다. (기타는 한참 전에 손을 놓았지만…)

수업시간에는 줄곧 잠을 자고 누가 싸우든, 말든 관심 없이 마이웨이를 걷는 (키 크고 잘생기기까지 한) 아웃사이더... 극 초반의 고남순은 여느 청소년 드라마 속의 아웃사이더처럼 그런 캐릭터인 줄 알았다. 하지만 남순이에겐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었다. 넉넉치 못한 가정 환경 속에서 돈 버느라 바쁜 부모님 탓에 아무런 관심도 받지 못한 채 자란 남순이에게 유일한 안식처 같았던 친구 흥수. 하지만 자신의 실수로 흥수의 꿈이 산산조각 나게 되고 그렇게 단짝을 잃은 남순이는 스스로 외로워질 수 밖에 없었다.  

추운 겨울 지나고 봄, 새롭게 돋아나는 여린 잎처럼 남순이는 가장 소중한 친구에게 상처를 줬다는 죄책감에 세상과 마음의 문을 닫았고, 그 친구의 곁에서 때리면 때리는 대로, 욕하면 욕하는 대로 전전긍긍해야만 했다. 옆에 가서 등을 토닥여주고 싶고 흥수한테 그러지 말라고 외치고 싶을 만큼 짠내를 풀풀 풍기던 우리 남순이… 그러나 두 사람의 오해가 풀리고 우정을 회복하며 남순이는 따뜻한 봄을 맞이한다. 남녀의 러브라인보다 더 애절하고 짠했던 흥&순 라인. 그리고 두 사람의 뒷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게 만드는 드라마의 엔딩까지. 버릴 게 없는 드라마다. 두 배우의 훈훈한 비주얼은 말할 것도 없고!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극 중에서 남순이가 읊었던 시 <풀꽃>처럼 이종석의 연기는 그렇게 천천히 깊이 무르익어갔다.



#추운 겨울, 비밀을 숨긴 채 진실을 쫒던 기자 
<피노키오> 최달포, 사실은 기하명

<너의 목소리가 들려>를 집필한 박혜련 작가는 또 다시 이종석을 선택했다. 화재 현장에서 사고로 목숨을 잃은 아버지가 한 기자의 오보로 인해 명예를 잃고 가족들마저 조롱의 대상이 되자 결국 어머니는 스스로 목숨을 끊고 형은 범죄자가 되고 함께 바다에 빠졌던 하명이는 자신을 구출한 어느 노인의 아들이 되어 사랑하는 여인을 조카라 부르며 성장한다. 짠내, 짠내, 짠내!!!! 웃을 일이라곤 없어보이는 이 캐릭터는 하지만 그 삶 안에서 웃을 일을 찾고 열심히 살아간다. 언젠가는 아버지의 명예를 회복하리라. 우리 가족을 이렇게 망가뜨린 자들에게 복수하리라. 잘생긴 외모를 더벅머리에 숨기고 명석한 두뇌를 갖고도 시험마다 빵점을 맞아 올빵이라 불리며 자신을 구해준 노인의 아들, 최달포로 살아간다. (뭐 물론~ 더벅머리에도 이종석의 미모는 숨겨지지 않았다더라~) 

이 드라마는 달포가 기자가 되어 아버지의 기사를 오보 했던 기자를 마주하게 되고 그리웠던 형이 살인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절정으로 치닫는다. 기자로서의 사명, 지키고 싶은 가족, 그리고 부딪히는 사랑. 이종석은 순둥순둥한 줄만 알았던 눈빛을 날카롭게 세우며 송차옥 기자와 싸웠고 진실을 보도했다. 오랜만에 찾은 형에겐 여전히 철없는 동생이었으며, 살인자 형의 앞에선 연민이 묻어났다. 사랑하는 여인이자 그토록 증오했던 송차옥 기자의 딸 인하를 볼 땐 수백가지 갈등이 비쳤다. 

그동안 뭐 하나 쉬운 역할이 없었던 이종석은 이번에도 역시 참 좋은 연기를 보여준다. 발연기 일색이던 그 모델 출신 배우는 언제 이렇게 성장했을까. 박혜련 작가의 선택은 옳았다.



#가을, 일생동안 한 여자만 찾아 헤맨 쓸쓸한 천재 의사
<닥터 이방인> 박훈

이 작품은 그리 긴 말이 필요치는 않을 것 같다. 이종석 대사의 반 이상이 “재희야!”일 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드라마 내내 재희만 부르짖다 끝난 이 드라마… 쟤는 왜 저렇게 재희만 찾아대나 시청자들은 끝내 이해하지 못했다는, 시청자들을 왕따 시켰다는 이 드라마…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가 사랑받을 수 있었던 건 배우들의 연기가 개연성을 만들어줬기 때문일 것이다. 이종석은 시청자들을 이해시키기 위해 죽을 힘을 다해 연기했다. 북한에서 재희와 행복했던 박훈, 북한을 탈출하며 고초를 겪던 박훈, 생사조차 알 수 없는 재희를 그리워하던 박훈, 자신을 모르는 재희를 보며 답답함에 괴로워하던 박훈, 자신을 이방인 취급하는 사람들 틈에서 외롭게 살아가던 박훈.. 참 고생 많았고 참 연기 잘했다. 게다가 이렇게 잘생긴 천재 의사라니, 얼마나 매력적인가…!!



#그리고 또 다시 여름, <W>로 돌아온 이종석

<학교2013> 남순이의 아버지는 일이 너무 바빠서 학교 가는 아들의 밥을 챙겨줄 수 없었고 <너의 목소리가 들려> 수하의 아버지는 수하가 보는 앞에서 살해를 당했다. <피노키오> 하명이의 아버지는 화재 진압 업무 중 사망했으며 어머니는 아들을 품에 안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닥터이방인> 박훈의 아버지는 아들을 탈북시키기 위해 목숨을 희생한다. 이종석이 드라마에 출연한다고 하면 그 부모님은 안녕하신지부터 확인하게 된다는 말처럼 언제나 그가 맡은 캐릭터엔 짠내가 따라다닌다. 

아니나다를까, 이번에도 역시나! <더블유> 강철은 일가족이 피살되는 사건을 겪었단다! 거참 너무하네! 이종석 작품에 부모님 넣어드리는 게 그렇게 힘듭니까ㅠㅠ 그나마 팬들은 이종석이 부자 역할 맡았다고 기뻐한다. 드디어 이종석이 마음껏 돈 쓰는 모습을 볼 수 있다니… 그 흔하디 흔한 재벌 남주, 우리 종석이는 이제서야 해봅니다…

뚜껑 열리는 고급 슈퍼카를 타고 명품으로 온 몸을 휘어감은 자산 8000억의 벤처사업가. 하지만 부족함 없어 보이는 자신만만한 표정 뒤에 가족을 잃은 슬픔을 간직한 강철. 굴곡진 인생사를 겪은 캐릭터 연기는 뭐 이종석의 전문 분야 아니던가~ 이번에도 역시 기대가 된다. 그리고 믿음이 간다. 



타고난 기럭지와 비주얼로 시작한 모델 생활. 그 길을 건너 조연부터 차근차근 올라온 배우 생활. 자신의 연기를 캠코더로 촬영해 매씬을 모니터링해가며 게으름 없이 달려온 그의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시청자들이 믿고 보는 배우 반열에 올랐고 2014년 그리메상 시상식에서 남자 최우수연기상을 최연소의 나이로 수상하며 제작진들에게도 사랑 받는 배우가 되었다. 그리고 앞으로 더 멋진 커리어를 쌓아가겠지. 그 모습, 오랫동안 지켜보고 싶다. (흐뭇)



* 위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했습니다. *

* 이 컨텐츠는 필진 '허아람'님의 개인적인 관점에서 작성되었습니다.

SK브로드밴드의 입장과는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Posted by SK브로드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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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황선영 2017.05.28 23: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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