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8. 4. 18:03

가장 오랜기간 ‘국민 첫사랑’ 자리를 장기집권 하고 있는 인물이 누굴까. 두말없이 미쓰에이의 수지다. 영화 <건축학개론>이 2012년에 개봉했으니 올해로 벌써 4년이나 됐다. 이정도 기세라면 조선 21대 왕 영조(재위기간 52년)만큼 오랫동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을 것만 같다. 모두가 수지를 좋아한다. 예쁘다. 이건 반박할 수 없다. 수지가 눈물이라도 흘릴라치면 TV 화면을 티슈로 닦아본 경험은 누구나 한번쯤 겪어봤을 터. 그런 그녀가 몇 년 만에 브라운관으로 돌아왔다. 그것도 함부로 애틋하게 말이다. 김우빈은 전생에 독립 운동가였을까? 둘 사이는 실제 연인처럼 꿀이 줄줄 떨어진다. 그래서 TV 화면에 가래떡을 몇 번이나 갖다 댈 뻔했다. 매주 수, 목요일 그녀를 기다리다가 목이 점점 늘어난다. 더 자주 보고 싶다. 그래서 준비했다. 수지라서 수지맞은 작품들 다섯 편.



#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 (2016)

수지 메이크업, 수지 똥머리 등 일명 ‘노PD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작품. 원래는 <태양의 후예> 이후 방영될 예정이었으나 편성상의 이후로 조금 늦어졌다. 주변의 반응을 살펴보니 남자는 수지 때문에, 여자는 김우빈 때문에 본다고 한다. 고등학교 때 연인이었던 두 사람이 톱스타와 다큐멘터리PD로 만나는 이야기. 다소 유치한 소재인 만큼 취향저격이 확실하다. 현대판 신파극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모니터가 뚫릴 기세로 볼 수 있다. 수지가 시나리오를 읽고 노을이라는 캐릭터에 반해 출연을 결심했다고 말했을 정도로 ‘만인의 이상형’과 정확히 일치한다. 발랄한 면도 있지만 오열하거나 술에 만취해 주정을 부리기도 한다. 근데 이쁘다. 작가가 남자들의 취향을 게놈 프로젝트로 해석한 것 같다. 수지는 마치 ‘몸에 딱 맞는 옷’을 입은 것 같다. 수지는 극중 소탈한 다큐 PD역할을 위해 스타일링에도 직접 아이디어를 냈다. 수수한 느낌을 주기 위해 운동화에 통 넓은 청바지를 매치하는 등 심플한 패션을 고집했다. 예전의 수지가 감정표현을 세게 하고 경직되어 있는 연기를 했다면 이번에는 ‘힘을 뺐다’는 느낌이 든다. 그만큼 인위적인 모습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그게 더 수지 같고 평소 모습과 가까운 것 같다. 그래서인지 보는 시청자도 흐믓하더라. 



#영화 ‘도리화가’ (2015)

에디터는 괜찮았는데 이상하게 혹평을 받은 드라마. <서편재>처럼 전문 판소리 영화라면 다소 부족한 면이 있을 수 있겠다. 하지만 전체적인 스토리가 진채선의 성장과정, 스승 신채효와의 사랑이야기가 주된 내용이므로 크게 기대하지 않고 봤더니 오히려 가슴이 먹먹해 지더라. 수지는 소리꾼을 연기하기 위해 1년 동안 판소리를 배웠다고 한다. 바쁜 스케줄 중에도 직접 녹음을 했고 부족한 부분은 다시 재녹음을 병행하며 완성도를 높혔다고. 아직도 ‘수지가 판소리를 제대로 연기했는가’에 대한 의구심이 드는가? 유명한 일화가 있는데 낙성연 때 배를 타고 춘향가를 부르는 장면에서 수지가 너무 예쁘고 소리를 너무 잘해 스태프 모두가 넋 놓고 그 모습을 바라봤다는 후문. 이종필 감독도 컷을 외치지 않고 묵묵히 보고 있었다고. 논란도 많고 기대 이하의 관객수가 동원된 영화지만 에디터는 참 재미있게 봤다. 무엇보다 기존의 수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어서 더 좋았다. 노래도 잘하고. 



#드라마 ‘구가의 서’ (2013)

이연희의 연기에 놀란 가슴 수지보고 또 놀란 작품. <구가의 서>는 확실히 ‘골 때리는 드라마’다. ‘판타지 퓨전사극이라는 장르가 뭔지 보여주마!’를 외치는 것처럼 현대적인 대사에 어리숙한 액션이 난무한다. 각각의 캐릭터도 살아있고 중간중간의 재미 요소도 “꺄르르” 거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지금쯤 유격훈련을 하고 있을 이승기의 연기는 물이 오르다 못해 단물이 듬뿍 베어 나온다. <1박 2일>의 이승기가 머리만 길러서 연기하는 모습이랄까. 반인반수로서 고뇌하고 포효하는 모습도 그럴듯하게 잘 어울린다. 당시 연기력 논란을 빚었던 수지는 어떨까. 같이 출연했던 이유비보다 못하다는 평도 있지만 에디터는 그렇지 않다. 발성이 불안정하고 국어책을 읽는 것 같다는 댓글을 봤다. 수지가 읽는 국어책은 비와이보다 날카롭고 또박또박하게 들린다. 대사 한마디 한마디가 매드클라운보다 또렷하게 귓등에 때려 박힌다. 물론 수많은 삼촌팬들도 그렇게 생각했다. 수지가 맡은 담여울은 귀하디 귀한 양반 집안에서 귀여움을 독차지하며 자라온 여자. 천방지축하고 대책없는 연기가 필요했다. 수지는 충분히 그 역할을 해냈고 잘 소화했다. 어쩌면 ‘판타지 퓨전사극’ 장르를 위해 철저하게 계산된 것일 수도.



#영화 ‘건축학개론’ (2012)

수지에게 ‘국민 첫사랑’이라는 수식어를 안겨준 작품. 게다가 이 작품으로 ‘48회 백상여술대상’에서 여자 신인상까지 수상했다. 한국 멜로영화 사상 최초로 400만 관객을 돌파한 작품이어서 영화사적으로도 의미가 깊다. 배우 조정석은 ‘납득이’로 등장하고, 유연석은 ‘나쁜 선배’ 역할로 나온다. 예나 지금이나 이제훈 콧날은 히말라야 안나푸르나처럼 높고 아름답다. 지금은 난다긴다하는 배우들의 풋풋한 시절을 볼 수 있다. 영화는 여느 첫사랑 영화와 비슷하다. 대학교 시절 짝사랑했던 수지에게 아무 말 못했던 이제훈이 갑자기 엄태웅이 되어 한가인에게 큰소리를 치는 내용. 이 영화를 보면서 '대체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게 무엇인가?' 를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그저 누군가의 첫사랑 이야기를 듣듯, 그냥 하나의 이야기를 볼 뿐. <건축학개론>의 성공 비결이 있다면 바로 남성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것이다. 기존의 멜로 영화는 주로 여성 관객을 타깃으로 만들었다. 남성은 멜로 영화를 보지 않는다는 선입견 때문이다. 하지만 그 틀이 보기 좋게 부서졌다. 한 영화 예매 사이트에 따르면 남성 관객이 무려 46%로 집계됐다고 하니 과연 ‘수지 파워’가 얼마나 대단한지 수치로 보여준 셈. 물론 에디터도 수지 때문에 극장을 찾은 46% 중 한 사람이다. 



#드라마 ‘드림하이’ (2011)

배수지가 수끼리라고 불리던 시절. 당시 깡마른 아이유와 비교되며 ‘통통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다시 보니 화면 하나하나의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럽다. 배수지의 첫 연기 도전이었지만 ‘농약 같은 가시나’로 활약하며 수많은 호평 기사를 쏟아냈다. 물론 지금 보면 다소 어색한 모습이 군데군데 묻어난다. 그래도 수지니까 합격점을 줄만하다. 밝은 성격의 고혜미 역할답게 천진난만한 모습이 많이 비춰지지만 속으로는 아픔도 많은 친구라 눈물 흘리는 장면도 많다. 추운 겨울이 배경이기에 빨갛게 얼굴이 상기된 수지의 얼굴에 손난로라도 가져다 주고 싶을 판. 드라마 내용은 유치한 학원물이기 때문에 순수한 눈으로 본다면 무척 재미있다. 2011년이지만 출연진이 어마어마한 것도 재미있는 점. 더벅머리마저 너무 멋있는 김수현, 풋풋한 아이유, 카리스마있는 엄기준, 수지의 아버지로 등장하는 박혁권, 심지어 이사장으로 배용준이 특별출연한다. 욘사마 배용준이 드라마에 등장한다는 것도 볼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 방영당시 시청률도 훌륭했다. 그만큼 “어머, 유치해~!”하면서 TV 앞으로 끌어당기는 마력이 있다는 것. 마지막화는 최고 시청률 20.7%를 기록하기도 했다. 



* 위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했습니다. *

* 이 컨텐츠는 필진 '박한빛누리'님의 개인적인 관점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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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K브로드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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