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6.21 16:50

<아저씨> 원빈도 하지 못한 일을 <아가씨>가 해냈다. 칸에서는 기립박수가 터졌고, 관객들은 “원더풀”을 외치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박찬욱 효과일까? 한국영화의 저력일까? 베니스 영화제 수석 프로그래머 엘레나 폴라끼는 “예상을 넘는 파격, 아름답게 담긴 영상미, 박감독의 차기작은 꼭 베니스로 초대하고 싶다.”고 말했을 정도로 세계적인 영화 반열에 올랐음을 의미한다. 2016년 칸의 레드카펫을 밟은 영화는 무려 4편(아가씨, 곡성, 부산행, 1킬로그램). 칸은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와 인연이 깊다. 1984년 이두용 감독의 <여인 잔혹사. 물레야 물레야>를 시작으로 벌써 30년이 넘었다. 그동안 칸의 레드카펫을 밟은 작품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그리고 해외에서의 반응도 같이 챙겨봤다. 



#춘향뎐 (2000)

감독 임권택

출연 조승우, 이효정

조승우의 데뷔작. 이때까지만 해도 이 청년이 아귀의 손을 박살내고 부패정치에 맞서는 빽없는 검사 역할을 하리라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고전 ‘춘향전’을 소재로 한 영화로 명창 조상현 선생의 판소리 주요 대목들이 약 1시간가량 나온다. 지루할 거라 생각하면 경기도 오산. 영상미와 음악이 순대국과 새우젓처럼 그럴싸하게 어울린다. 당시 판소리를 영화에 접목한 시도는 독특한 형식이라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금이야 흔해졌지만 이 영화가 2000년 제 53회 칸 영화제의 경쟁부문에 초청된 것은 이례적인 일로 한국 영화 사상 최초이기도 하다. 12세 관람가 작품이나 19세 수위를 넘나드는 노출씬으로 논란을 빚기도 했다. 

■ 해외에서의 평가 

 “판소리 명창이 들려주는 서사적이고 동화 같은 걸작으로 임 감독 작품 중 가장 시적인 작품이다.”_프랑스 일간지 <르 피가로>



#취화선 (2002)

감독 임권택

출연 최민식, 안성기, 유호정, 손예진

조선 화단의 3대 거장으로 추앙받는 장승업의 치열한 삶을 그린 작품. 지금 보면 과연 이 배우들이 한 영화에 출연하는 게 가능할까 싶을 정도로 대배우들이 출연했다. 이영화로 임권택 감독은 2년 만에 칸의 레드카펫을 다시 밟았는데 한국 영화 최초로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서 ‘감독상’을 수상했다. 장승업이 ‘어떻게 천재가 되었느냐’에 초점을 맞춘 것이 상을 타게된 이유라고. 

해외에서의 평가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예술혼을 추구했던 한 화가의 삶을 뛰어난 영상미에 담아낸 수작이다”_데이비드 린치(2002년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장)



#올드보이 (2004)

감독 박찬욱

출연 최민식, 유지태, 강혜정

한 번 재생버튼을 누르면 끝날 때까지 멈출 수 없는 영화. 과자로 치면 프링글스 같은 맛이 나는 영화다. 15년 동안 군만두만 먹으면서 갇혀 있던 최민식이 밖으로 나와 자신을 가둔 사람이 누구인지 추적하는 이야기다. 충격적인 반전에 소름이 돋아 세신사에게 부탁해 때를 밀었을 정도로 정신을 못차렸던 기억이 난다. 57회 칸 영화제에서 공식 경쟁 부문에 초청됐고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했다. 이때부터 박찬욱 감독이 세계적 감독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해외에서의 평가 

“그리스 신화와 현대적인 요소를 잘 섞은 영화다.” _2004년 칸 현지 평론가 인터뷰



#밀양 (2007)

감독 이창동

출연 전도연, 송강호

충무로에서 다리 좀 떤다는 연기파 배우 두 사람과 괴물 감독 이창동이 만났다. 원작은 이청준의 단편소설 <벌레 이야기>에서 모티브를 따왔다고 한다. 남편을 잃고 아들과 함께 밀양으로 내려와 정착하려는 전도연. 그리고 그녀를 짝사랑하는 송강호. 이들의 행복은 오래가지 못하고 계속해서 시련에 부딪힌다. 영화가 끝나고 가슴이 먹먹해지는 건 너무 현실적인 우리 이야기여서 일까? <밀양>은 제 60회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되었고 전지현은 우리나라 최초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그만큼 전도연의 연기가 세계에서도 먹어줬다는 의미. 그녀는 이 작품으로 2014년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으로 위촉되기도 했다. 

해외에서의 평가 

“<밀양>, 칸 영화제에서 꼭 봐야 할 10평의 외국어 영화”_미국의 독립영화전문 매체 ‘인디와이어’

“가장 수상이 유력한 작품이다”_‘LA 위클리’

“별 네 개 만점”_프랑스 영화전문 사이트 ‘콤오시네마닷컴’



#박쥐 (2009)

감독 박찬욱

출연 송강호, 김옥빈, 신하균

한국 영화 최초로 미국 할리우드 영화사로부터 투자를 유치하여 제작 당시부터 화제를 모은 작품. 스토리 또한 범상치 않다. 존경받는 신부가 흡혈귀가 되고 친구의 아내와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 김장 김치로 싸대기를 날리는 아침 드라마도 감히 시도하기에 망설여지는 치정 극 시나리오를 가지고 박찬욱 감독만의 색깔로 풀어냈다. 피식 웃음을 유발하는 개그 요소가 군데군데 녹아있어 실실 웃으면서 보기에 부담 없는 작품이다. 이런 꿀잼의 요소를 두루 갖춘 영화답게 <박쥐>는 칸에서 심사위원 상을 수상했다. 이때부터였을까요. 칸이 박찬욱 감독의 영화를 유심히 보기 시작한 게.

해외에서의 반응

“박찬욱 감독의 작품 중 가장 풍부하다. 가장 파격적이다. 가장 성숙하다. 칸에 모인 평론가들이 자리를 뜰 수 없을 만큼 놀라운 즐거움을 선사했다.”_타임지



* 위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했습니다. *

* 이 컨텐츠는 필진 '박한빛누리'님의 개인적인 관점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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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K브로드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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